17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경영 복귀 후 활발한 대외행보를 보이는 한편 계열사 전문경영인들이 조율ㆍ결정하기 힘든 과감한 경영판단을 내리고 있다.
'한국기업의 갈 길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밝힌 이 회장은 바로 다음날(7일) 이탈리아 밀라노 등 유럽으로 20일간 장기출장을 떠난다. 밀라노는 지난 2005년 이 회장이 계열사 주요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밀라노 4대 디자인전략' 구상을 밝힌 곳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출장에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5월 11일 계열사 사장들을 승지원으로 소집했다. 사장들 손에는 각 계열사들의 신성장산업 투자계획 보고서가 손에 들려 있었다. 주요 사장단들은 이 회장의 진두지휘 하에 중복투자계획을 조율하고 유력한 분야에 대해서는 투자금액을 늘렸다. 결정은 회의 끝난 후 바로 발표됐고 그 결과물이 바로 친환경, 건강 등 5대 신수종사업에 대한 23조원 투자방안이다.
5월 17일 삼성전자 기흥 메모리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한 이 회장은 "불확실한 세계경제 속에서도 투자를 늘리고 인력을 더 뽑아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해야 그룹과 우리경제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외교분야에서도 이 회장은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승지원에 이광재 도시자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관계자들을 불러 격려했고 본인은 8월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회 유스올림픽에 참석해 한국의 올림픽에 대한 열정을 대변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이 회장이 경영복귀 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며 "경영의 큰 틀을 마련하는 것 외에는 스포츠외교가 이 회장의 가장 큰 현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오너는 전문경영인이 보지 못하는 곳까지 보며 경영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복귀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내년도 투자규모가 올해보다 적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이 회장은 17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모교인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오는 20일 법학 명예박사학위를 받는 이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등 가족들과 추석연휴를 일본에서 보낼 예정이다. 붕정만리 고사에서 붕새가 6개월을 날고 한번 쉰 것과 같이 6개월만의 휴식이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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