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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장 신뢰 떨어뜨린 한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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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기준금리를 2.25%로 유지키로 하면서 채권금리가 1년8개월만의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당초 금리인상을 예상했다가 '동결'이 알려지면서 초래된 혼란 탓이다. 그동안 김중수 한은 총재의 입을 쳐다보며 금리 인상을 점쳤던 시장의 채권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들이 김 총재를 비난하는 전례없는 풍경도 나타났다. 그들은 "앞으로 금통위나 한은 총재의 발언에 너무 집중할 필요는 없다"며 "한은보다는 청와대와 정부 입장을 쳐다 보라"고 비꼬았다.

물론 이달 동결 결정이 반드시 잘못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달에는 지켜보다가 나중에 금리를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시장에 주는 사인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시장 분석가들이 김 총재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한 데는 수긍할 만한 점이 없지 않다. 말이 달라지면 사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법이다. 더욱이 말이 달라진 데 대한 설명이 석연치 않은 게 문제다.
어제 채권시장의 쇼크는 금리를 동결한 것보다 김 총재의 입장이 갑자기 모호해진 데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정상화로 이른 시간 내에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현재의 저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인상 필요성을 강조해온 데서 후퇴한 것으로 해석됐다.

동결을 결정한 이유도 분명치 않다. 지난달 금통위 직후 김 총재는 "앞으로는 견조한 성장을 이끄는 것보다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그는 지난달 17일, 26일 국내외에서 각각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이번에 김 총재는 우리 경제 상황이 좋으며 물가가 걱정된다고 종전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미국 등의 성장세 둔화 움직임이 다소 나타났다'는 말을 덧붙였을 뿐이다. 지난 7월 남유럽 위기가 높은 가운데서도 0.25%포인트 올린 것과 지금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좀 더 상황을 관망한 후 인상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할 수는 있지만 시장 분석가들의 추측대로 만일 정부의 입김이 미쳐 금리를 동결했다면 큰 문제다. 김 총재가 이번에 시장 신뢰를 잃게 된 것은 자업자득이다.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은 신중하고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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