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하려면 배당·수익모델 봐라"
김민국 VIP투자자문 공동대표 인터뷰
워렌 버핏 등 정통 가치투자 계승
'회사 자체' 산다는 개념으로 투자
B2B보단 B2C 주력기업 주목
내부자가 사는 종목 대부분 유망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단기적인 주가의 등락이 아닌 기업의 성장성 즉, 가치를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가치투자',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의 투자가치를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치투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바로 워렌 버핏이다. 그는 뛰어난 투자 실력과 기부활동으로 인해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린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공동대표가 워렌 버핏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 초년생이던 1997년경이다. 그때 김 대표는 주식투자에 첫발을 내딛던 시기였다.
당시 그는 은행과 자동차 관련 주식을 샀는데 증시와 함께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고 회의감에 휩싸였다. 김 대표는 "시지푸스의 돌처럼 움직이는 주가를 보면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며 "이런 방법으로 과연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단기간의 등락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주식투자를 해서 돈을 번 사람이 누가 있는지 찾아봤더니 그게 바로 워렌 버핏이더라"며 "그때만 해도 국내에서 워렌 버핏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가치투자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며 "워렌 버핏은 단순히 주식 1주를 사는 개념이 아니라 회사 자체를 산다는 개념으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 대표는 군대를 가게 됐다. 그는 당시 주택은행장으로 김정태 행장이 부임하는 걸 보고 주택은행 주식을 샀다. 주택은행은 기업여신도 많지 않아 리스크가 낮은 데다 리더십이 뛰어난 행장이 부임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그가 제대를 했을 때는 주가가 3배로 뛰어 있었다. 그는 군대에서도 틈틈이 주식투자에 대한 공부에 매진했다.
제대 후 그는 인터넷 블로그 등에 주식투자 관련 종목 분석 보고서를 올리는 등 활동에 나섰다. 그런 활동들이 호응을 얻으면서 전문적으로 투자금을 운용해 달라는 요구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2003년 8월에 투자자문사를 차려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나서게 됐다. 그 회사가 바로 VIP투자자문이다.
초창기 자금을 맡긴 사람들은 이들이 쓴 책을 읽거나 투자하는 모습을 지켜봤던 주변 사람들이었다.
김 대표는 "대부분 투자자문사들이 펀드 운용을 하다 독립해 주로 연기금 등 대규모 자금을 윤용하는 데 반해 우리 회사는 오래된 개인 고객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VIP투자자문의 운용 철학은 벤자민 그레이엄과 워렌 버핏으로 이어지는 정통 가치투자를 계승하는 것이다.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원금의 안전성과 적당한 수익성이 보장되는 행위를 말하며 이러한 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모든 행위는 투기다"라고 말한 벤자민 그레이엄은 가치투자의 창시자이지 워렌 버핏을 스승이다.
워렌 버핏은 "남들이 욕심을 낼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며 숨어있는 가치주 발굴을 주문한 바 있다.
이들의 투자 철학은 고스란히 김민국 대표의 마음과 머릿속에 녹아 들었다.
그는 "단기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유행을 따르지 않고 원칙을 지키며 향후 3~5년간 개별 종목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적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최근 수년간은 ▲중국 내수시장의 성장 ▲국내 소비자의 수요 및 인구구조 변화에 기반한 식자재 유통 산업의 성장 ▲고령화 및 건강관리 산업의 발전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VIP투자자문의 대표 상품인 'VIP일임형'은 주식·가치투자·고배당형으로 구분된다. 투자전략은 철저한 기업분석을 바탕으로 모델포트폴리오 구축과 보수적 운용으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추구다.
목표 수익률은 연 15%이며 최소 가입금액은 2억원이다. 기본수수료는 투자금액의 1.5%고 30억원 이상 일임할 경우 할인된다. 성과수수료는 연 10% 초과 수익에 대해 20%로 적용된다.
김 대표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가치투자를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사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올초 한국쉘석유가 배당수익률이 15%가 넘어 가장 높았다"며 "이런 회사는 주주들에게 이 정도 배당을 해도 충분히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여러가지 신호(시그널)를 준다"고 말했다.
"배당수익률이 높다는 얘기는 그만큼 주가가 싸다는 얘기"라며 "저평가돼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높은 수익만 추구한다"며 "배당은 투자자들이 기다릴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배당 외에 또다른 가치투자 요소로는 내부자가 사는 종목 즉, 소유주(오너)가 사는 주식을 사는 것이다.
그는 "오너는 아무래도 일반인보다 자기 회사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며 "보통 오너 정도 되면 여러 정보를 갖고 있어 다른 투자 수단도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주식을 산다는 건 그만큼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너가 주식을 사면 통상 주기적으로 일관성 있게 산다는 점과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지면 배당금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장점이다.
최 대표는 이외에 한가지 팁을 더 제시했다. 주가 변동성이 낮은 회사의 경우 기업간거래(B2B)보다는 소비자거래(B2C) 체계를 갖춘 회사에 투자하는 게 더 좋다는 것이다.
납품하는 곳이 다수인 회사는 한두 군데 납품처가 빠져도 큰 영향이 없지만 B2B 기업은 납품처가 많지 않아 몇군데만 빠져도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B2B 기업은 가격을 잘 못 올리는 점도 단점"이라며 "B2C는 상대적으로 가격을 전가하기가 용이하며 한번 올리면 잘 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B2C 기업의 경우 부채보다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이 높고 배당에 대해서도 관대하다"며 "자기 브랜드가 있어서 영업이익률도 높은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요즘처럼 증시가 변동성이 커 갈피를 잡기 힘든 때에는 주가연계증권(ELS)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ELS 상품을 준비 중"이라며 "설계를 잘하면 다운사이드(주가하락)를 커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치투자의 제1 원칙은 돈을 잃는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인데 ELS도 비슷한 개념"이라며 "일임형으로 설계해서 일부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정식으로 위탁해 ELS 상품을 설계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가치는 반드시 가격에 반영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가치투자가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진정한 가치투자자의 역할은 기업의 숨어있는 가치를 찾아 투자하고 그 가치가 발현돼 가격에 반영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며 "가치 이상으로 가격이 오르는 주식을 사서 더 높은 값에 파는 모멘텀 투자와는 다르다"고 힘주어 말했다.
거시경제 변수와 시장 전체의 움직임을 감안한 탑다운 방식이나 주가 자체의 변화와 주목하며 과거 추세를 분석해 적용하는 기술적 분석과도 대비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일반인이 가치투자자가 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개별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점 ▲돈을 천천히 번다는 점 ▲대중이 아닌 소수의 편이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가치투자를 다이어트에 비유한다. 누구나 방법은 알지만 실천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주식 매도 전략에 대해 분할매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가는 예상보다 더 올라갈 수 있고, 다시 빠질 경우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여유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주가의 천정을 찾다 보면 매도해야 할 상황이 와도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며, 세계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피터 린치 매도의 3원칙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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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투자 목표가에 도달했을 때와 투자가 틀린 것으로 최종 판명됐을 때,
기존 보유 종목들보다 더 매력적인 종목이 발견됐을 때가 바로 매도할 때라는 것.
그는 장기보유의 전제조건으로 주가를 상회하는 기업가치 제고가 이뤄지고 있을 때와 다른 보유 종목들과 비교해서도 여전히 투자가치가 매력적일 때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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