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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엔진 3.0] 2·3차 협력사까지 현금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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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1차 협력사를 확대하거나 2ㆍ3차 협력사에 대한 현금 결제를 강화하는 것은 열악한 중소기업들에겐 가뭄 끝에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입니다."

현대차에 수년간 부품을 공급해온 A사는 최근 산업계에 불고 있는 상생 바람에 잔뜩 고무된 표정이었다. 1차에서 2차, 그리고 3차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구조에서 감수해야만 했던 하청업체로서의 불이익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A사측은 "대기업과의 협력이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모델로 전환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삼성ㆍLGㆍ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최근 연이어 발표한 중소기업과의 '상생 3.0'은 하청업체들의 협력 모델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친다는 데 의의가 있다. 1ㆍ2ㆍ3차로 모자라 4ㆍ5ㆍ6차로 이어지는 지금의 다단계 수직 구조에서는 약자의 고충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 문제제기인 셈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의 상생 3.0을 통해 1차 협력사를 중심으로 2~3차 협력사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이 마련한 대ㆍ중소기업 상생 방안은 1만여개에 달하는 2ㆍ3차 협력사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차 협력사 확대' 방안. 2ㆍ3차 협력사 중 기술ㆍ품질 등 공급 능력이 삼성전자와 직거래 가능한 수준을 만족하고 1차 협력사와 연간 5억원 이상 거래 중인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각 사업부별 심사를 거쳐 1차 협력사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차 협력사로 전환되는 기업은 물대 현금 지급 등 삼성전자의 제반 협력사 지원 정책의 혜택을 직접 받을 수 있고 대외 신인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차 협력사 확대는 2ㆍ3차 이상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구조를 수평적 구조로 전환한다는 구조적 변화를 암시한다.

현대ㆍ기아차그룹도 사급 제도 대상을 기존 1차 협력사에서 2ㆍ3차 협력사로 확대키로 했다. 사급제도란 협력사들이 구매해야 하는 원자재를 현대ㆍ기아차가 대신 구매해주는 것. 현대차 관계자는 "2ㆍ3차 협력사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 협력사와 동반 성장을 위한 5대 전략 과제를 제시한 LG그룹도 자금 지원을 2ㆍ3차로 대폭 확대하고, 포스코도 1차 협력사의 납품 단가 조정 시 2ㆍ3차 협력사도 조정한다는 내용을 계약 약관에 담기로 하는 등 대기업들의 협력사 지원 방안이 다각도로 펼쳐지고 있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다단계 수직 구조에서 하위 하청업체들이 입게 되는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상생 협력의 획기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다만, 2ㆍ3차를 1차로 전환하는 것은 지원 자금 문제로 쉽지 않은 형국이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1차 협력사가 돼 현금 결제를 받고 원자재 연동제가 보장된다면 상당한 이점이 있지만 대기업 입장에서는 자금 부담이 커지고 관리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말했다.

기형적인 수직 모델에서 탈피해 수평적 구조로 가야 하는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음을 토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1차 협력사를 점차적으로 늘리면서 2ㆍ3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상생 3.0이 수평적 모델의 시발점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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