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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필마’, 김효석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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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원의 여의도프리즘]# 민주당 김효석 의원이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권주자 가운데 처음이다.

우리 정치권에서 그는 매우 특이한 존재다. 3선에 원내대표까지 지냈으나 지금까지 특정 모임을 만든 일도, 주류건 비주류건 이러저러한 계파에 깊숙히 개입한 경우도 없다.
그래서 그는 당내 누구하고도 대화가 통한다. 뿐 아니라 그가 본회의 단상에 서거나 상임위에서 마이크를 잡으면 여당 의원들도 대부분 주목한다.

여야 의원들에게 ‘김효석 의원 어떠냐’고 물으면 거의 ‘유능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한마디로 이렇다 할 ‘적’(敵)이 없는 것이다.

그럼 김효석의 이번 당대표 도전은? 당내 상당수 의원들은 고개를 갸우뚱 한다. 그에게 좋은 평가를 내놓았던 바로 그 분들이 말이다.
의원들이 내놓는 ‘김효석에게 부족한 2%’는 무엇보다 현실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치는 한마디로 ‘주고받는’ 것인데, 그는 바로 이 대목에서는 ‘갑자기 저 높은 곳으로 올라가신다’는 지적이다.

동료 의원이건 대의원들이건 ‘김효석과 함께라면 나도 뭔가를 이룰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야 된다는 얘기다.

당연한 말이지만 정치는 뜻이 통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하는 것이다. 김 의원에게 이번 선거는 자신의 정치인생에서도 매우 중요한 고비다. 건곤일척의 승부처에서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선 주변의 지적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필요한 덕목이다.

# 김 의원이 가장 먼저 대표출마를 선언한 것은 이른바 ‘구도 정리’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이번 전당대회는 2012년 대선에 앞선 기초 작업을 할 수 있는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당권과 대권 분리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렇지 않고 대권주자가 대표를 맡게 되면 당을 자기만을 위한 무대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당권을 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엄청난 경쟁이 일어나고 누가 당대표가 된다 해도 심하게 흔들어 댈 것이라는 얘기다. 대선 주자군들이 서로 상처를 내고 그렇게 되면 정권교체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3대 선택기준’을 당원들에게 당부했다. 우선 민주당이 어떤 세상을 만들려 하는 것인가, 그런 정책 어젠다를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 달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분열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지막 기준은 새로운 인물이다.

그는 지방선거 직후 비주류가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3천여명이 모인 대규모 집회를 열고 당권파를 공격할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하늘에서 보면 통곡할 일’이라며 양측의 자제를 호소한 바 있다.

정치에서 계파라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나 노선경쟁, 정책경쟁이 아니라 세력싸움과 권력투쟁으로만 전개되는 것은 공멸의 길이라는게 그의 문제의식이다. 역시 중도파 의원들에게 공감을 얻었던 대목이다.

# 김효석이라는 상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념논쟁에서 생활정치로’다. 다시 ‘진보’가 대유행하고 있는 민주당이다. ‘내가 더 왼쪽이다, 네가 더 중도라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공허하다’는 그의 주장이 오히려 진보적으로 들리는 상황이다.

그는 민주당이 진보적 ‘가치’를 갖는 것은 중요하나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생활현장에 뛰어 들어 민생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과거 ‘열린우리당’이 국민들에게 버림받은 것 역시 이념 논쟁에만 몰두했던 때문이며 그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고 상기시킨다. 그는 이를 위해 재정개혁을 통한 유치원 전면 무상교육 등 ‘7대 생활정책’을 제시했다.

김효석은 스스로도 (상층부) 세력싸움엔 자신이 없다고 토로한다. 결국 그가 기대는 것은 일반 당원과 대의원들이다. 이 곳에서 바람이 일면 선거혁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17일 열리는 ‘뉴민주당 플랜 출판기념회’가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단기필마’ 김효석의 외롭지만 의미있는 도전. 그 끝이 궁금하다.



광남일보 국장 d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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