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미소금융 사업은 작년 말 시작됐으나 실적은 시원치 않다. 7개월이 지났지만 삼성미소금융이 기금 300억원 중 17억원을 대출한 것이 그나마 많은 편이다. 다른 곳의 미소금융 대출액은 5억~15억원선에 그쳤다. 지난달 말 선보인 서민전용 대출상품 '햇살론'이 출시 11일만에 대출액 1000억원을 돌파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기업들이 미소금융을 시작만 해놓고는 '돈만 쌓아놓았지 이것 저것 조건만 따지면서 눈치만 보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 측은 대출 실적 부진의 주요 이유를 '적은 취급 지점 수와 홍보부족'이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보험사와 증권사 등 계열 금융기관에서 모두 미소 금융을 안내키로 했다는 것이다. 다른 대기업도 미소금융을 활성화하려면 얼마든지 길은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은 '더 낮은 자리'로 내려와야 한다. 지점도 더 허름한 곳에 내야 한다. 번화한 오피스 빌딩에 낼 것이 아니다. 조건도 너무 까다롭게 하면 신용이 취약한 계층이 돈 빌려쓰기가 어려워진다. 그야말로 신용으로 빌려주고 대기업의 풍부한 인력과 조직으로 대출자들에게 경영 컨설팅을 해준다면 어려운 사람들이 보다 쉽게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이 새 지점을 전통시장에 내고 퇴직자들의 경영컨설팅을 주선하겠다고 밝힌 것은 바람직하다. 다른 대기업들도 미소금융을 활성화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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