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직원들하고 말이 안 통한다." "왜 그렇게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거지?"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자주 얘기하는 고충들이다. 얼마 전 발표된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CEO 88.7%가 "직원들과 소통에 벽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자주 소통 장애를 느낀다"는 CEO도 17%나 된다고 하니 이 땅의 기업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어려움인 듯하다.

왜 그럴까? 소통이 잘 안 됨을 느끼는 것은 '생각'이 다르기 때문 아닌가? 그렇다면 만약 CEO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생각을 갖고 소통한다면 어떨까? 소통의 벽을 낮춰주는 해결책을 가치관 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가치관이란 한마디로 기업의 '생각'이다. 생각을 명확하게 만들고 직원들이 이를 모든 행동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소통의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


창업 10년만에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는 기업이 된 중국 알리바바닷컴의 성공 비결도 가치관 경영에 있다. 알리바바닷컴은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 간(B2B) 전자상거래 업체다. 2009년 매출이 39억위안, 순이익도 10억위안이나 냈다.

알리바바닷컴은 자신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철저히 실천했다. 알리바바가 중시하는 가치는 '중소기업이 비즈니스를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마윈 회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고객을 최대한 돕기 위해 노력했다. 수익은 그 다음이었다. 그런데 직원들도 수익에 관심이 없을까? 당연히 아니다.


실제로 사업 초기에 시나(Sina)와 소후(Sohu)를 비롯한 포털 사이트들은 돈을 잘 벌고 있었고 알리바바는 수익이 없었다. 몇몇 직원은 돈 되는 포털 사이트로 이직했다. 그러나 마윈은 강력히 자신의 가치를 밀고 나갔다. 알리바바가 고객의 비즈니스를 도와주며 장수하기 위해서는 가치관으로 무장한 기업이 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알리바바 가치관 경영의 꽃은 직원의 평가체계에 있다. 직원평가 시 50% 비중은 가치관 항목에 둔다. 말단직원이든 임원이든 예외가 없다. 실천 여부는 철저히 구체적인 사례 제시를 통해 이뤄진다. 예를 들어 '고객에게 헌신'이란 가치관을 평가할 때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기 때문에 이 점수를 받는 것이라는 사례에 대한 묘사가 있다. 평가 결과 업무역량이 떨어지면 재교육을 통해 역량을 키우지만 가치관이 잘못돼 있으면 무조건 해고다.


가치관 경영의 결과는 어떨까. 알리바바는 작년 말 기준으로 회원 47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1ㆍ4분기 순이익도 작년 동기 대비 34% 높아진 3억3000만위안에 달했다. 재무 성과만 좋은 것이 아니다. 평균 이직률이 10%가 넘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이들의 이직률은 꾸준히 3%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이 사상 최대인 50조원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며칠 전 올 2ㆍ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90%나 급감했다고 한다. 기업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성공가도를 달릴 때일수록 CEO는 직원들이 기업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 방향을 보고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매출 목표와 같은 숫자가 아닌 가치관으로 직원들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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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회장은 말한다. "삼장법사가 강한 신념으로 모든 고난을 이겨냈듯이 우리도 우리의 가치관을 통해 3세기에 걸친 102년 장수기업(20세기 말인 1999년 창립해 22세기 2101년까지를 의미)이 되겠다!" 우리나라도 더 많은 기업들이 가치관 경영으로 직원과 소통하고 하나로 뭉쳐 수세기에 걸쳐 장수하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


조미나 IGM(세계경영연구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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