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필요성 강조..대화 통로는 열어놔
[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대북제재 조정관이 2일 밝힌 추가 대북 금융제재 조치는 국제 금융제재를 활용한 외부로부터의 '금융 고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아인혼 조정관은 6자회담 '통로'는 여전히 인정, 북한을 자연스럽게 대화의 장으로 불러들이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北 주체들 금융고립..결국 '통치자금' 옥 죈다
아인혼 조정관이 이날 내놓은 추가 대북금융제재는 한 마디로 북한 주민들이 아닌 주체들의 '금융고립'을 통해 숨통을 죄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새로운 조치로 이런 활동에 관여한 기업 및 개인을 지정해 미국인 개인이나 미국 은행이 관리하는 북한의 재산이나 자산을 봉쇄한다는 것.
미국은 해당 주체들을 공개하고, 국제금융 및 상업시스템으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한 우회적 국제압박 카드도 활용할 계획이다.
핵확산이나 기타 불법 거래에 관여하는 북한 기업 및 개인이 활동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얻지 못하도록 다른 주요국 정부에도 금융기관들이 그런 지원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외교적 압박을 행사하겠다는 것이 아인혼 조정관의 설명이다.
미국은 북 주체들의 금융고립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무기 수출을 통한 이익도 차단키로 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18호와 1784호에는 모든 국가들이 북한에게서 무기나 미사일 기술, 기타 민감한 물품 구입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고객 및 잠재적 고객들이 이런(무기 등) 구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 및 항공 화물 검색 관련 조항에 따라 북한이 불법행위로 외화를 벌어들이지 못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6자회담 통로는 열어놔
그러나 아인혼 조정관은 금융고립 속에서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 통로는 열어 놨다.
추가 금융제재로 코너로 몰린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이며 6자회담에 나올 경우 대화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인혼 조정관이 "회담을 위한 회담에는 관심이 없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6자회담이 재개되기 이전에 북한은 구체적으로 (과거의 비핵화)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대목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아인혼 조정관이 9.19 공동성명을 예로 든 점도 주목된다.
비핵화를 위한 약속은 이미 존재하며, 9.19 공동성명이 바로 그것이라는 얘기다.
또한 아인혼 조정관이 "북한이 이번에는 약속을 지키는데 진실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부분도 아직까지 기회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미국은 계속해서 6자회담이 국제사회가 북한 핵프로그램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를 다루는 적절한 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대화를 통한 협상이 효과가 없을 경우 압박에 의존한다는 것이 미국 측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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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in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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