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글로벌 단기 자금시장의 리스크를 나타내는 TED 스프레는 1.4% 하락했다. 유로화도 상승 흐름을 보였다. 주간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2.5% 상승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국채 발행도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유럽 위기가 진정되는 조짐이다.
미국의 실물 경기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제조업에서 시작된 밑바닥 경기의 온기는 고용과 소비를 살리는 선순환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고용과 주택, 소비까지 최근 발표된 주요 지표에 일제히 적신호가 켜졌고, 제조업 지수마저 다시 꺾일 조짐이다.
발틱운임지수(BDI)가 연일 하락, 1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금 선물도 1200달러를 깨고 내려갔다. 실물경기 둔화와 함께 디플레이션 문제에 대한 불편함이 가시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미국 주택 압류는 약 27만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아직 고점을 찍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주택 시장은 가격과 거래 모두 아래를 향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빚의 '쓴 맛'을 본 미국인은 지갑을 굳게 닫았고, 소비 부진에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동반 마비되는 악순환이 펼쳐지고 있다. 6월 9.5%로 떨어진 실업률은 추가 하락보다 10%선으로 복귀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가 부채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오바마 정부가 또 다시 천문학적인 경기부양책을 꺼내들기도 힘든 상황이다.
미국으로 시선을 옮긴 시장의 속내는 뭘까. 우선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 하향과 지표 악화에서 시장이 본 것은 희망이 아니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R일까. 사실 침체는 경기 사이클의 일부분이다. 침체의 전형적인 특성이 고용 악화와 소비 침체, 성장률 하락이라는 점에서 현 상황과 흡사하지만 과열된 경기가 식는 과정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점에서 분명 다르다.
위기 전 레버리지나 위기 후 경기부양책 모두 지속적으로 의존할 성장 동력은 아니다. 미국 경제가 건강한 성장 사이클을 회복하려면 구조적인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 경제의 현주소는 R보다 D에 가깝다. 그리고 최근 동반 추락한 달러와 주가로 미루어 시장 역시 R보다 D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황숙혜 국제경제팀장 snow@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