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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마닐라 통근열차 안전하고 쾌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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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 컨소시엄이 리모델링..에어컨 갖춘 쾌적한 열차에 승객 반응 '굿'
개통식에 대통령 참석할 정도로 국가 차원 관심 높아


[마닐라(필리핀)=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필리핀 마닐라 외곽에 사는 크리스티나씨는 요즘 출근길이 편해졌다. 마닐라 시내 중심부를 연결하는 통근열차를 이용하면서 빠르고 안전하게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은 한진중공업, 현대로템과 컨소시엄을 맺고 마닐라와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통근열차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연결 구간은 마닐라 신흥 신도시인 알라방(Alabang)에서 중심부인 투투반(Tutuban)까지 32km. 지난해 7월에 열린 개통식에는 아로요 대통령까지 참석할 정도로 국가적인 관심사였다.

지난 8일 마닐라 근교에 위치한 수깟(Sucat)역. 통근열차가 정차하는 이곳은 우리나라 시골의 간이역을 연상케 할 정도로 한적했다. 하지만 이 역은 지역민들이 마닐라 시내를 왕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깟역에는 현대로템이 제작한 열차가 승객들을 맞이했다. 열차 내부는 에어컨이 가동되면서 쾌적했다. 김상영 대우인터내셔널 마닐라지사 차장은 “필리핀 대중교통에서 에어컨 장착 여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면서 "최대 2배 가량 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차하는 역마다 승객들이 밀려들면서 곧 만원이 됐다.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수단보다 요금은 비싸지만 쾌적하고 빠르게 오갈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에게 어필했다. 요금은 11페소. 버스가 7.5페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다.

한 승객은 열차를 타본 소감에 대해 “편리하며 요금도 적당하다고 본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마닐라 통근열차는 하루 왕복 18회, 하루 이용객 16만명에 달하는 마닐라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 당초 이 구간에는 통근열차가 운행됐다. 하지만 너무 낡은데다 선로 주변으로 빈민가가 형성돼 안전 운행을 방해했다. 그 결과 운행속도가 시속 10km에 불과해졌고, 열차 이용객은 급속도로 줄었들면서 열차는 우범지역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추진한 것은 열차 리모델링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우선 마닐라 주택공사에 선로 가까이 붙어 있던 빈민가를 다른 지역으로 옮겨줄 것을 선결 과제로 제시했다.

앞서 일본 기업이 사업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빈민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에 포기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빈민가를 이동시키는 문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통근열차 프로젝트 규모가 5000만 달러인데 반해, 이를 위해 빈민가 이동에 투입된 비용은 3배인 1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한마디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공사였다.

게다가 마닐라의 배수시설이 미비해 비가 오면 금세 물이 불어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2년전 공사를 진행할 당시에는 선로가 떠내려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하면서 새로 개통된 통근 열차는 현재 시속 40~5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과거 10km에 비하면 월등히 나아진 수준이다. 박석용 마닐라 지사장은 “선로 주변에 펜스를 설치해 속도를 60km 이상으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은 1차 사업을 마무리하는데 이어 2차와 3차 사업을 잇달아 추진할 계획이다. 2차 사업 구간인 알라방-깔람바에서는 빈민가의 이주를 완료한 상태며, 3차 사업 구간에서도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현재 2차 공사에는 9000만 달러가 책정돼 있다.

박 지사장은 “2차와 3차 구간이 모두 연결될 경우 마닐라 남부와 북부에서 각각 운행되는 철도를 잇게 돼 필리핀 물류 운송과 교통 편의성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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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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