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남아프리카공화국이 우리나라의 제 2의 원전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에서 열린 한-남아공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양국 장관들이 원전 협력에 대한 콘센선스(합의)를 이루면서 논의가 불붙고있다. 하지만 남아공은 정부 재정이 취약한데다 월드컵 개최 등으로 막대한 재정부담을 안고 있어 원전 발주를 하더라도 경제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17일 지식경제부와 코트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엘리자베스 디퓨오 남아공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ㆍ남아공 비즈니스 포럼'에서 만나 양국간 원자력발전 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다는 데 합의를 이뤘다.

최 장관은 이날 "최근 남아공이 전력수요 급증으로 원전을 포함한 발전소 건설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아공이 한국과 협력한다면 전력산업 육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러브콜을 먼저 보냈다. 최 장관은 이어 "한국은 수력, 화력, 원자력, 송.배전 등 전력산업 전 분야에 걸쳐 세계적 수준의 설비 운영 경험 및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12월에는 아랍 에미리트 원전 입찰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됨으로써 한국형 원전의 국제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피터스 장관은 남아공이 향후 원전비중을 높일계획이며 원전 기술력을 가진 한국이 남아공의 원전 확대 계획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달라고 말했다. 남아공은 오는 9월께 원전건설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다시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지경부 당국자는 "양국이 원전 협력에 대해 콘센서스가 이뤄졌으나 실질적인 원자력협력분야의 MOU체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이미 2008년 8월에 원자력연구원이 남아공 국영 남아공원자력연구개발공사(NECSA)와 원자력 기술관련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 양국은 원자력 안전 및 원자로 연구개발과 핵연료, 방사성폐기물 관리, 원자력 시설 해체 및 제염 분야 등에서 상호협력키로 했다. 양국은 또 또 원자력 응용과 환경 모니터링, 방사성 기술, 인력개발 등에서 교류의 폭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남아공 내 사정으로 양국간 교류는 답보상태로 알려졌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도 지난해 안승규 사장과 실무진이 남아공 국영전력공사인 에스콤(ESKOM)사를 방문해 신규 원전 사업 참여방안을 협의했다. 에스콤 측은 남아공 원전 설계 파트너로서뿐만 아니라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도 한국전력기술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경부가 남아공과 MOU를 체결하더라도 R&D분야 외에 기술교류 인력교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련업계에서도 남아공은 원자력발전을 높이려는 의지는 높지만 재정적 한계가 많다는 분석이다.


남아공은 대부분 석탄화력발전소에 의지하고 있으며 두 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 중이나 원자력 발전은 전체 발전의 5% 정도다. 남아공은 심화되고 있는 전력공급 부족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2025년까지 현재의 발전용량 약 3만 8000MW를 두 배로 확충해 전체 전력생산의 25%를 차지한다는 구상이다. 2007년 초 에스콤社가 원자력발전소 건립을 추진했으나 2008년 재정난으로 사업을 중단했다. 남아공 정부는 월드컵이후 재정상황이 개선되면 즉각적으로 원전건설에 착수한다는 계획. 남아공 정부와 에스콤사는 2012년 신규원전 건설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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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남아공과의 원전협력을 위해서는 재정난을 감안, 풍부한 천연자원을 이용한 패키지형식의 진출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남아공은 생산량 기준 세계 1위의 광물인 금, 플래티넘, 망간, 크롬, 질석, 바나늄 등이 대표적이다. 고품질 우라늄의 확인된 매장량은 23만1000t으로 세계 4위수준. 업계의 한 전문가는 "사업비가 없어 원전 건설을 연기하고 있는 남아공과는 원전수주와 자원확보를 연계한 패키지형태의 협상이 적절할 것"이라며 "원전건설사업이 막대한 자금과 중장기 사업으로 리스크가 높은 점을 감안, 단독진출보다는 현지 업체나 다국적 메이저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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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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