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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DNA]1957년 국내 최초 화약 국산화 금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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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100년-미래경영3.0
창업주 DNA서 찾는다
<6>한화그룹 김종희 회장①


개인보다 국가 먼저
'엿가락보다 싼 화약' 공급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현암이 화약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41년 12월 조선화약공판에 입사하면서부터였다. 조선화약공판은 일제 하에서 한국 내 화약류 판매를 전담하던 회사로 해방 이후에는 미 군정청에 귀속됐다. 현암은 이곳의 지배인으로 38선 이남에 산재한 31개소의 화약고를 망라한 국내 유일의 화약 취급 기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주체가 됐다.

현암은 조선화약공판의 운영자로서 미 군정청 등을 상대로 판로를 개척하는 한편 활발한 교류를 통해 미군들로부터 '다이너마이트 김'이라는 애칭을 갖게 됐다. 그는 전후 한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 화약공판을 마음대로 주무르던 미 고문관에게 가격 인상보다는 해방 전 가격 유지를 요구, 실질적으로 엿가락보다도 싸게 화약을 우리 산업 현장에 공급했다. 당시 엿 한 가래에 50전. 엿가래보다 굵은 화약은 하나에 30전이었다.

이후 현암은 화학 국산화를 위해 강력한 다이너마이트를 제조하는 데 인력과 설비를 집중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1957년 5월 29일. 인천화약공장 초화공실을 높게 에워 싼 토제 위로 대형의 직각 삼각형의 적색 깃발이 올라 다이너마이트 시험 생산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초화공실의 적색 깃발은 초화 작업 중임을 알리는 신호였다.
글리세린 350g을 초화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약 50분. 이 시간을 위해 3명의 숙련공들은 맹물로만 수십 차례의 모형 실습을 반복하며 호흡을 맞췄다. 작업 개시 오전 11시를 알리자 인천공장은 깊은 정적에 휩싸였다. 1분, 2분, 가슴을 졸이며 기다리다 마침내 50분이 됐다. 제조 책임자인 신현기 과장으로부터 토제 위의 깃발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고 밖으로 나갔던 제조과 직원이 아직 깃발이 날리고 있다는 보고를 했다. 예정 시간이 훨씬 지나도록 작업이 끝나지 않자 초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시계가 오후 1시 30분에 이르자 더 기다릴 수 없던 신 과장은 사무실을 뛰쳐나와 초화공실로 달려갔다. 바로 그때 "우리가 해 냈다!"고 외치는 소리와 함께 토제 위의 깃발이 보이지 않던 것. 실로 한국의 화약 산업사에 신기원을 이루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다이너마이트를 생산하는 국가가 됐다는 감격에 한화인은 모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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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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