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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친딸 성폭행하고도 풀려난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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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벨기에에서 한 아버지(30)가 4살짜리 친딸을 성폭행하고도 풀려나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일에 따르면 사내가 풀려난 것은 이른바 ‘수면섹스’(sexsomnia) 환자로 판정 받았기 때문.
수면섹스는 몽유병보다 중증인 일종의 수면장애다. 수면 중 애무부터 성교까지 온갖 행위에 몰두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며 깨어난 뒤 기억하지도 못한다.

수면섹스는 일반적인 성행위 꿈과 매우 다르다. 꿈은 REM 수면 단계(뇌파 모양이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하며 신속한 안구 운동이 관찰되는 단계)에서 꾸게 되며 이때 신체는 마비 상태다.

반면 수면섹스는 부분적으로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진행돼 신체가 자유롭게 움직인다. 그러나 고차원적인 추론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폐쇄되고 운동·식사·성행위 같은 원시적 기능을 관장하는 부위만 계속 활동한다.
이혼남인 사내는 사건 당일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딸아이와 함께 쓰는 침실로 들어가 잤다. 그러던 중 “아빠, 나야! 아빠, 나야!” 하는 비명소리에 잠을 깼다.

그는 법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닫고는 몸부림쳤다”고 털어놓았다. 어린 딸아이는 할머니에게 당시 일을 일러바쳤다.

사내의 변호를 맡은 이브 드그라티 변호사는 “원고가 수면섹스로 오랫동안 고통 받았다”며 “전 부인과 같이 살 때 수면 중 성관계를 갖는 사례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드그라티 변호사는 “사건 발생 다음날 원고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도 못했다”며 “수면 중 그는 무기력한 존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경찰 당국도 이를 인정했다. 법원은 결국 사내의 석방을 명령했다.

소녀의 엄마는 “이번 결정이 흉악한 성폭행범에게 면죄부를 던져주는 꼴”이라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수면섹스 환자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은 사례는 이전에도 더러 있었다.

지난해 영국 랭커셔주에 사는 탱크로리 운전기사 이안 볼은 성폭력 혐의로 기소됐으나 수면섹스 환자로 확진 받고 풀려났다.

2008년 햄프셔주에 사는 제이슨 질은 아내의 친구를 성폭행했지만 역시 수면섹스 환자라는 이유로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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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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