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 고향인 40대 이상의 사람들이라면 겨울철 얼어붙은 논에서 썰매를 타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실내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팅, 더구나 피겨스케이팅을 한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다. 소질을 가진 사람들은 그 때도 많이 있었을 것이나 우리의 경제력이 이런 운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난의 역사를 가진 한국이 이번 캐나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종합 순위 5위를 차지했다. 우리의 경제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어디 밴쿠버 올림픽뿐이랴. 변변한 잔디구장 하나 없어 왕모래 운동장에서 연습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 축구팀이 2002년 월드컵에서는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주최국이라는 이득도 없지 않았지만, 그만큼 축구를 잘할 수 있는 인프라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력이 뒷받침됐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난 2008년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올린 야구도 마찬가지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실업야구가 있었다. 그 당시 홈런이나 파울로 공이 관중석에 떨어지면 그 공을 돌려 달라는 장내 방송이 있었다. 지금은 어디 그러한가. 지금은 올스타 게임은 물론 정규리그 게임에서도 서비스 차원에서 새 야구공을 관중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운동경기가 아닌 사회지표를 봐도 소득의 위력은 그대로 나타난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치과의사 수, 간호사 수, 그리고 변호사 수도 일인당 소득 수준에 비례해 대체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왔고 영아 사망률은 반대 추세를 보인다.
환경도 마찬가지다. 예전의 중량천은 불결하기 그지없었고 거의 죽은 하천이었다. 물고기는커녕 그 옆을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악취가 많이 났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하천 주변에는 산책길이 잘 닦여져 있고 낚시도 할 수 있는 깨끗한 하천으로 다시 태어났다. 한강 본류도 그렇고 안양천도 그렇다. 부유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보다 더 깨끗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개인이 지니는 품위도 소득 수준과 무관하지 않다. 예전 선비들은 정신적 가치를 높이 여겨 물질에 집착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지만 많은 경우 이들의 물질적 삶은 다른 사람들의 노동에 의해 뒷받침됐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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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실들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이유는 소득의 높고 낮음이 우리의 생활수준을 결정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물론 소득 지표가 참다운 인간 생활의 수준이나 행복지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래서 참다운 행복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행복이란 불가피하게 주관적인 것이어서 각 개인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를 동일한 잣대로 측정할 수는 없다. 다만 여기에서 강조하는 바는 물적 토대와 정신적 행복 간에는 밀접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물적 토대가 뒷받침돼야 그 위에서 개인은 행복한 삶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난 속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회가 새롭게 열리고 그 수단 또한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소득이 삶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단일 지표로서 아주 적합한 것임은 분명하다.
지속적인 소득 증가를 가져올 수 있는 경제 체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뿐이다. 이는 20세기 사회주의라는 거대 실험을 통해 이론적으로 증명되고 실증적으로 밝혀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들의 삶은 물론 후손들의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번영을 위해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지키고 튼튼히 하는 일에 모두 나서야 한다. 이것이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쾌거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명백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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