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여입학제를 찬성하는 쪽에선 국내 대학들의 국제 경쟁력 확보가 가장 중요한 이유다.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재정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는 기여입학제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사립대학의 경우 등록금 의존도가 70%에 달한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이런 취약한 재정구조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학생에게 등록금 부담이 가중되는 한편 정부로부터는 큰 지원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기여입학제의 필요성은 더욱 크다.

기여입학제를 통해 오히려 부(富)가 재분배되고 교육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기여입학제를 통해 확보된 자금은 장학금 등으로 사용되기에 그 혜택은 다른 학생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미국 대학을 보면 성공적으로 기여입학제를 실시하고 그 혜택을 다른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공정하게 시행하고 재원을 철저하게 관리해 많은 학생들에게 골고루 그 혜택을 돌려줄 수 있도록 운영된다면 기여입학제는 모두에게 꼭 필요한 제도가 될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을 비롯해 사립학교재단 등은 “대학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튼튼한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며 이를 위해 기여입학제가 불가피하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기여입학제를 반대하는쪽에선 결국 ‘돈=입학’이라는 등식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는 교육의 평등권에 위배되며 돈을 내고 입학한 학생에게 다른 학생들은 교육 기회를 박탈당하는 셈이고 이는 사회적 평등을 깨뜨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기여입학제는 근본적으로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제도이다. 기여입학제는 이미 부모로부터 다양한 교육적 혜택을 받은사람에게 학력이라는 또 하나의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이는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사회정의의 원칙에 어긋난다.


기여입학제는 논리적으로도 모순을 가지고 있다. 대학입학제도는 대학교육 적격자를 선발하는 장치이지 사립대학의 재원을 확충하는 장치가 아니다. 사립대학 재원확충을 이유로 기여입학제가 가능하다면 교수도 기부금을 통해 임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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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상황도 고려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출신 대학이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여입학제를 허용한다면 부와 권력의 세습이 더 쉬워질 수 밖에 없다. 계층이동 기회의 제한은 사람들의 유인동기를 감소시켜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기여입학은 그 효과도 불분명하다. 기여입학이 허용되더라도 몇몇 명문대에만 기부금이 집중돼면서 기존의 대학 서열화만 더 심화돼고 한국 대학 전체의 질을 높이는데는 별로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도형 기자 kuert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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