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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젊은 노인들

최종수정 2020.02.12 12:55 기사입력 2010.02.1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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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가 뭡니까?”

“50대 이상의 세대입니다”.
“그럼 노인이잖아요. 노인이 창업이라니 청년 일자리도 부족한 판에 말도 안 되는 이야기 입니다.“

“노인일자리 관련해서는 노동부, 복지부 등 다른 부처에서 진행하는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시니어 창업 정책을 담당하는 행정부의 한 서기관은 관련 예산을 따내기 위해 이렇게 고군분투했다는 과정을 얘기했습니다.
그가 시니어 창업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그 자신이 시니어인 50대 중반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듯합니다. 남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지만 스스로는 충분히 경쟁력도 있고, 건강도 자신있고 앞으로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50대가 넘으면 폐기처분 대상 취급을 당하기 일쑤입니다. 건강한 친구들이 퇴직과 동시에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산이나 집안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균수명은 급격히 늘어나는데 ‘젊은 노인(?)’들까지 가세, 사회의 짐이 되어 버리면 고령사회의 앞날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격변의 시기를 몸으로 헤쳐 나온 50대 이상의 경험과 지식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은 분명 무언가 할 수 있는 세대입니다, 아직 물러나기에는 너무 젊습니다. 그들이 일찌감치 물러나 하릴없이 늙어가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그 공무원은 시니어와 관련된 책들을 거의 전부 사 보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책에도 명쾌한 답은 없었습니다. 시니어 창업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확신은 깊어만 갔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가 봅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는 시니어 창업 지원금으로 3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그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도 없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오히려 더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시니어 창업이란 말조차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없는 현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목표는 5년 동안 1만명의 시니어 창업자를 육성하고, 20개의 시니어 창업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주변의 시니어들에게 이런 움직임을 말해봤습니다. 반응은 시원치 않았습니다. 스스로 참여하고, 만들어가려는 의지가 없는 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정책은 남의 일이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부돈은 눈먼돈,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는 반응이었지요.

자녀들에게 의존하지 않는 노년을 보내겠다는 자존심 강한 세대, 그러나 그 자존심을 지탱해줄 돈은 길어진 노후를 보내기에 충분치 않는 세대, 현실적으로 취업은 어려운 그들에게 어찌보면 창업이 유일한 대안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퇴 후 성공적인 창업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일본에 가본 분들, 골목골목 오래된 가게들이 즐비한 모습을 봤을 것입니다. 살아있는 작은 박물관같은 공간들.

시니어들의 삶이 배인 물건들을 전시한 공간이 이색적인 상점이 될 수도 있고, 사는 집을 활용하여 골목의 한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하더군요. 각박해지고 빠르게 새것으로만 채워지는 디지털 세상에 조금 느리고, 숨돌릴 수 있는 아날로그적인 시니어들의 정서가 오히려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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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미 리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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