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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바보야, 문제는 소프트웨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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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
"소프트웨어사업이 1~2년만 빨랐더라도 고객들에게 야단을 덜 맞았을텐데..."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전시장에서 만난 최지성 삼성전자 총괄사장은 기자에게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최근 휴대폰 시장의 경쟁 축이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삼성의 늑장 대처에 대한 아쉬움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번 MWC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플랫폼 경쟁이었다. 삼성의 '바다'를 비롯해 MS의 '윈도폰7' 발표와 노키아의 '미고'(MeeGo)가 이를 대변한다. 하지만 삼성의 독자 플랫폼 바다는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바다'에 대한 외신들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인색한 편이었다. 바다 OS가 탑재된 삼성의 스마트폰 웨이브는 스마트폰이라기보다는 그저 잘 만들어진 휴대폰이며 여전히 SW보다는 HW의 차별화만 눈에 띈다는 식의 논평이 많았다.

아예 일부 매체는 노골적으로 바다에 대해 '자살행위'라며 혹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수위는 낮았지만 로이터도 삼성과 LG 등 한국 간판업체들의 스마트폰 시장진출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위험요소이자 장벽은 역시 SW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서 만난 LG전자 안승권 사장이 "현 상태에서 글로벌 SW생태시스템을 주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2~3년내에는 독자 OS를 내놓지 않겠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결론적으로 SW분야에서 국내기업들은 아직 합격점을 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신들의 냉정한 평가를 전세계 SW개발자들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들을 동참시키려면 더 많은 설득과 함께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대목이다.

이번 MWC의 교훈은 너무 명쾌해 오히려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SW 경쟁력은 결코 단기간의 투자나 독자 스마트폰 한 두 모델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바다' 개발의 주역인 삼성모바일솔루션센터 이호수 부사장도 "HW적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경쟁사들은 그만큼 SW에서 격차를 벌일게 분명하다"고 일갈했다.

SW경쟁력 확보는 '10년지 대계'가 뒷받침돼야 하는 사업이다. 확실한 것은 HW적 차별화에 현혹돼 이를 소홀히 하거나, 경쟁사의 모델을 단순 모방해서는 절대로 SW강자로 도약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참에 목표를 겨냥한 채찍질에만 열중한 나머지 경직된 대기업식 조직문화를 그대로 관행처럼 되풀이해온 것은 아닌지 되짚어 봤으면 한다. HW에서 SW강자로 변신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창조적 혁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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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조성훈 기자 sear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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