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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자동차 보험료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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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금융권은 요순시절은 아니라도 지난해까지 이어지던 '위기론'을 비껴가면서 다소간 안정을 찾는 분위기다. 은행권은 전성기 수준은 아니지만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내는 은행이 다시 등장하고 카드업계도 수천억 원의 흑자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잔치를 빗겨가는 것도 모자라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손해보험업계다.

업계 리더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수지는 사상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다. 지난 2008년 2148억원 적자였던 자보 영업손익은 지난해 11월까지 이미 4421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의 손해를 만회하던 일반보험도 보험금 지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업적자가 심화돼 업계가 느끼는 공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08회계연도에 70%에 머물렀던 손해율은 2009회계연도 3분기까지 이미 74.5%까지 치솟았다. 손해율은 자동차보험료로 받은 돈에서 보험금과 사업비, 설계사 수당 등으로 지급된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손보사는 다른 보험상품에서 이익을 내는 것을 기준으로 71% 손해율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 수준을 벌써 3.5%포인트나 벗어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간단치 않다. 금융감독당국은 현재까지의 손해율은 업계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로 보고 있고 따라서 보험료 인상보다는 자구노력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손해율이 높아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한 손보사 고위 관계자는 "너무나 복합적이라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말한다. 일단 지난해 8월15일 광복절 특사 때 교통사범이 대거 사면돼 면허증을 되찾으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지난해 9월 68% 수준에 머물던 손해율이 10월 들어 70%대로 올라선 후 단 한 차례도 7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설상가상으로 82.8%까지 높아졌다. 특히 정부의 음주운전과 교통위반 단속이 계도 중심으로 바뀐 점도 손해율과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보험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고 정비수가와 자동차부품가격 등은 물가에 연동돼 계속 인상되고 있다. 한마디로 비용은 계속 높아지지만 보험료는 제자리걸음을 하다 보니 손해율이 더 악화된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이상한파와 폭설은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졌다.

여기에 경제위기에 대한 전망이 낙관론으로 바뀌면서 자동차 운행은 증가하고 길마다 차가 넘치니 차량운행 증가에 따른 자동차 사고 증가도 필연적으로 손해율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추론된다.

특히 지난 2008년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율이 70%선으로 떨어졌을 때 낮은 곳은 1.5%, 높은 곳은 최대 2.8% 보험료를 인하했다. 손해율 개선에 따른 반사이익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반납했던 셈이다. 따라서 손해율이 악화되면 보험료 인상을 통해 소비자들도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필자가 자동차보험에 처음 가입했던 지난 1988년 첫 보험료는 50만원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특히 그 당시에는 책임보험이라고 해서 의무보험은 별도로 부과됐다. 현재는 책임보험을 포함해도 필자의 보험료는 60만원 수준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차값이 1000만원에 못미쳤지만 현재는 차값만 2500만원이 넘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보험료가 비싸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해외에 잠시라도 거주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국내 자동차보험료 수준은 해외에 비해 30% 수준에 불과하면서도 세계 최고수준의 서비스를 자랑한다. 소비자들이 누리는 혜택을 생각한다면 보험사의 수지 악화가 자칫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릴 소지도 있어 보인다.

금융감독당국의 지적도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래서 1~2개월 정도 보험사의 자구노력과 손해율의 계절적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다만 그 같은 노력에도 손해율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빠른 기간 안에 자동차보험료를 올려 손해율 악화를 막는 처방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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