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백신은 녹십자가 만든 두 가지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첫 번째는 지난해 가을부터 우선접종 대상자에게 맞춘 일반 신종플루 백신이다. 정부는 녹십자에게 주사 1회분(1도즈)에 7000원을 주고 구입해 무상 접종했다.
결국 원가가 일반 백신보다 저렴한 셈이지만, 웬일인지 정부는 두 배 가량 비싼 1만 2000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녹십자가 정부와 가격 흥정을 하던 지난해 10월 이 회사 사장이던 허재회 씨(현 고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첫 번째 백신을 정부에 납품할 때, 국제시세보다 싼 7000원에 계약하고 차후 면역증강제 백신에서 가격을 '보상' 받기로 한 바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부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7000원이 워낙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라고 했다.
정부는 녹십자와 면역증강제 백신 1250만 도즈 납품 계약을 이미 체결해버려 주문량을 변경할 수도 없고, 국제 시세와 별반 차이가 없어진 가격을 낮출 수도 없는 처지다.
반면 독일 정부는 제약사와 협의를 통해 당초 주문량의 절반을 취소한 바 있으며, 납품단가도 8.33유로(약 1만 4000원)에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제시세보다 22% 정도 하락한 가격이다. 인도 정부 역시 사노피아벤티스로부터 수입하는 백신을 300루피(약 8200원)에 최근 구매했다. 인도 제약사가 생산하는 백신은 100루피에 불과하다.
그러는 사이 녹십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지난해 4분기 신종플루 백신 판매로 40~50%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금액으로는 400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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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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