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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RX 개혁 '과속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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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말로만 개혁이고, 측근인사·밀실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4일 오후 3시50분. 신임 본부장 선임을 위한 한국거래소(KRX) 주주총회를 열기로 한 서울 사옥 21층 회의실 앞에는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었다. 김봉수 이사장 취임 후 단행된 임원 인사에서 거래소 내부 출신들이 모두 낙마한데 이어 새 본부장 후보들마저 외부 인사로 채워질 것으로 보이자 실력저지에 나선 것이다.

이 사이 노조 집행부는 김 이사장을 마라톤 협상으로 잡고 있었다. 주총도 무산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김 이사장 특유의 속도전이 다시 빛을 발했다. 주총장을 떠난 주주들을 그대로 다른 장소로 소집해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총 의장은 이창호 당시 경영지원본부장이 대행케 했다.
이로써 김 이사장은 사실상 친정체제를 구축, 거래소 개혁의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김 이사장은 거래소 선진화와 개혁을 선언하며 인력 750명중 10%를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장서비스 기관화, 해외시장 개척 등은 노조를 비롯한 임직원들과 방향을 같이 할 수 있는 문제지만 인력조정은 얘기가 다르다.

실제 최근 인사를 바라보는 거래소 직원들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나이 많은 순으로 사직서를 받은 임원 인사, 발탁 인사의 그림자인 나이많고 보직없는 이전 간부들의 모습을 보며 숨을 죽이고 있다. "공무원이나 금감원 직원들은 나가면 산하기관이라도 가지만 거래소 직원들은 나가면 할 게 없다"는 탄식도 들린다.

맏형 격인 거래소의 이런 분위기는 다른 증권유관기관에까지 번지고 있다. 인원 10% 감축에 임금 5% 감축이라는 거래소 목표는 다른 유관기관의 가이드라인이 되기 때문이다.
거래소의 시장서비스 강화를 비롯한 선전화는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세계 유수의 거래소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체질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개혁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동참이 필수적이다. 최근 인사에 대해 직원들이 "가뜩이나 침체된 조직이 꿈과 희망까지 잃을까 걱정"이라고 얘기하는 부분까지 김 이사장이 새겨들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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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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