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헐값 공사 낙찰이 건설업계 최대의 논란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품질확보는 물론 건설업체의 부실화, 건설업체들의 과당경쟁 등의 문제로 이어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여기서 문제는 최고의 안전기준이 적용돼야 하는 원전 건설공사도 최저가 낙찰방식으로 시공사가 결정된다는 점이다. 신울진 원전의 경우 지난해 수차례 유찰을 거듭했다. 지나친 저가경쟁으로 투찰가격이 적정한지 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모두 실격처리된 것이다.

최저가 낙찰제 논란이 다시 촉발돼 파장을 일으킨 계기는 지난주 발표된 4대강 사업 2차 턴키공사 시공사 선정결과다. 대부분 90%대의 낙찰률을 보이게 마련인 턴키공사에서도 반값 낙찰이 속출했다. 금강5공구는 낙찰률은 예정가 1260억원의 50.24%였다. 낙찰금액은 633억원. 고려개발과 삼부토건, 신동아건설, 한라건설 등 4개 건설사 컨소시엄이 열띤 수주경쟁을 벌인 끝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적격사로 선정된 고려개발 컨소시엄은 설계평가에서 90점을 받아 2위인 한라건설(88.27점)이나 3위인 삼부토건(82.4점)보다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려개발은 설계평가 비중과 입찰가격 비중이 50:50이라는 점을 감안, 확실한 수주성공을 위해 가격을 예정가의 절반으로 후려쳤다. 4대강 사업 수행실적을 확보해야 하고 회사로서도 일감확보 차원에서 꼭 수주해야 할 절박한 사정도 합쳐진 때문이라는게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또 낙동강25공구 턴키공사도 삼환기업 컨소시엄이 예정가 1458억원 대비 58%인 846억원에 실시설계 적격업체로 선정됐다.다른 공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저가 낙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초에도 한국도로공사가 실시한 88고속도로 담양~성산간 확장공사에서도 1532억원짜리 건설공사를 51.97%인 796억원에 낙찰되는 사례가 발생했었다.


저가 낙찰 등으로 부실 시공을 낳을 경우 해외건설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물론 건설업계도 저가낙찰이 부실을 부를 것이라고 우려한다.부실은 사고로 연결된다. 헐값 시공의 피해는 결국 국민이다.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입고 다시 시공해야 하는 부담까지 져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94년 세계를 놀라게 한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 교량은 1977년 건설업체가 116억원짜리 공사를 66.55%인 77억2000만원에 따낸 후 완공됐으나 결국 32명의 사망사고와 국가적 브랜드 저하를 불렀다.


2003년 태풍 매미가 상륙할 당시 전복된 부산항 크레인도 낙찰률이 최저 57.98%였다. 크레인 전복으로 한동안 수출입 물류가 차질을 빚어 경제적 손해가 컸다.


가깝게는 지난 2007년 12월 경부고속철도의 저가낙찰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최저가로 발주된 이 공사를 예정가의 63.2%에 낙찰받은 시공사는 시공 중 사고로 7명이나 되는 인력에게 중상을 입혔다.


이에 따라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의 반값 낙찰 공사에 대한 우려도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입찰제도가 싼 비지떡만 찾을 경우 건설업체의 기술력 제고는 물론 세계적 브랜드가치 저하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심규범 박사는 "주요 시설물 선정과정에서 저가만을 강조할 경우 예산절감보다는 일자리 창출, 내수 진작, 견실 시공 등을 가로막게 된다"면서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을 위한 국가적 대안제시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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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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