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공항에서 일입니다. ‘수영이 엄마, 한국에서 못 보고 여기서 보네!’ 저랑 같이 갔던 일행들이 눈을 크게 뜨고 저를 봅니다. 사회에서 만나 명함으로 알게 된 분들이라 저의 또 다른 이름을 모르셨던 것이지요.


한국의 여자들은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에서 누구의 엄마로 불리며 살게 됩니다. 그런데 요즘 누구의 엄마가 무척 줄었나 봅니다. 저출산 때문에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며 정부는 대책을 세우느라 바쁩니다. 누구의 엄마로, 한 명의 사회인으로 살 수 있도록 서로 도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영이, 수영이의 엄마인 것을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저의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미래의 좋은 나라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첫 딸을 데리고 세 식구가 용감하게 유학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프랑스에서는 만 두살반부터 학교에 다닌다는 이야 기 덕분이었습니다.

잠깐씩 아이를 맡아주는 놀이방에 일주일에 한두 번씩 아이를 보내며 적응시킨 후 유치원에 보냈습니다. 오전 8시20 분부터 오후 4시20분까지 학교에 있습니다.


첫날, 마치는 시간에 갔더니 청소를 도와주는 아주머니가 애가 점심을 안 먹었으니 교장 선생님을 뵙고 가라고 합니다. 프랑스 음식에 익숙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은데 무엇을 잘 먹는지 말해달라고 합니다. 미안해서 그 다음날에는 도시락을 준비했는데 다행히 딸아이가 친구들이랑 어울리며 학교급식을 잘 먹어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둘째 아이가 생겼습니다. 의사를 찾아가 낙태 수술을 하겠다고 했더니 이유를 물었습니다. 유학생인데 공부가 거의 끝나가고, 한국에 가서 아이를 낳겠다고 했더니, 한참 생각한 후에 허락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낙태 후 주의 사항에 대해 교육을 받아야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약한 날 아침에 교육장에 가려니 전철을 타고 또 다시 버스를 타야만 했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한 후 아이를 낳기로 결정했습니다. 정기 검진을 비롯한 병원비가 무료이고, 소득과는 상관없이 산모에게 일정 금액이 매달 지불되었습니다. 출산 분위기도 한국과 달랐습니다.


아이를 낳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산모는 환자가 아니라며 자기 잠옷을 갖고 오라고 했습니다. 분만실에서는 아이의 아버지와 함께 세상에 나올 아이를 기다리고 첫 인사를 나눕니다. 퇴원할 때 전화비만 내고 나왔습니다. 엄마의 건강이 다시 좋아질 수 있도록 출산 3주 후부터 매주 한 번씩 10주 동안 가까운 운동치료실을 다녀야하고, 의료보험에서 비용 을 지불합니다. 직장 다니는 엄마들은 생후 2개월부터 보육원에 아이를 맡길 수 있습니다.


여러 아이가 한꺼번에 있는 것을 꺼리는 엄마들은 국가가 인정하는 개인 보모에게 아이를 맡길 수 있습니다. 국가에서 는 개인 보모의 집 시설 상태 점검뿐 아니라 아이를 오후에 낮잠 재우고, 공원에 데리고 나가도록 하는 등 엄격한 규율이 있습니다.


보모는 국가에 등록이 되어있고 수입에 따라 세금도 냅니다.
저는 둘째딸을 아파트 바로 옆 라인에 사는 보모에게 맡기고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만 두 살 반부터 정규 학교인 유치원을 다니고, 만 다섯 살부터 초등학교에 갑니다. 책, 공책과 같은 수업에 필요한 물품들은 학교에서 줍니다.


집에서 준비할 것이 있으면 미리 알려주기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습니다.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어제도 아이를 봐주시던 ‘빠빠 야닉, 마망 수잔’과 통화하면서 보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잘 정착된 사회제도 덕분에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할 수 있었던 그 나라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우리나라에서도 일하 는 많은 여성들이 누구의 엄마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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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의 이야기 주인공이었던 작은딸에게 감사와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수영이에게 뽀뽀 백번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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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하우스 대표 오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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