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업률 외에도 미국 경제의 향방을 결정지을 세 가지 요소들을 정리했다. 기업투자의 회복 여부와 주택시장 및 부양책 등이 경기회복의 변수로 거론됐다.
일단 기업들의 대차대조표 상 실적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순익은 전년대비 상승세를 기록하고 생산성도 강해지며 자본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업들의 재무상황이 개선되고 있어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미 연준(Fed)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기업들의 조달필요액(financing gap)은 -1890억 달러로 2분기 -1530억 달러에서 크게 개선됐다. 조달필요액은 투자에 필요한 자금과 가용 자금 사이의 차액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들이 외부에서 끌어다 써야할 자금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 주택 시장이 회복될까 = 확실히 최근 미국 주택시장은 회복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주택 소유주들과 대출 업체들, 건설 업체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기 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주택 가격 약세가 소비자들의 지출을 억제하고 이미 부실채권으로 손실을 입은 은행권은 내년에도 대출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할 수 있다는 것. WSJ은 최악의 가격 하락세는 이미 종료됐지만 주택 가격이 내년에 오른다고 해도 대단히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주택압류 증가세가 꺾일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 모기지은행연합회(MBA)에 따르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전체 대출자의 4.5%가 압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3.0%에서 높아진 것이다.
또 전체 대출 가운데 9.6%가 한 달 이상 상환을 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상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주택압류 증가로 공급 과잉이 초래될 경우 주택 가격에 하락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MF글로벌의 짐 오설리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상당기간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가 부양책 없이도 버틸 수 있을까 = 올해 3분기 미국이 성장 반전에 성공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그 의미를 절하했던 것은 경기회복이 전적으로 부양책에 의존해서 이뤄졌다는 점 때문이다. WSJ은 오바마 행정부가 실시하던 경기부양책이 내년에 순차적으로 종료되면서 경기회복의 후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경기부양책 효과가 내년 상반기까지 경제성장률을 2%p 추가로 끌어올린 뒤 하반기에 그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미국 소비자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주택과 자동차를 구입했다. 기업들 역시 경기부양책 관련 계약을 따내고 세금 지원을 받아 저렴한 대출을 받을 수 있었으나 2010년에도 이를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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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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