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27일 한국형 원전이 UAE 수출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대국에서 세계 6번째 원전수출국으로서 원전수출강국으로 새로운 성공신화를 이루게 된다. 30년 이상의 운용경험과 기술력면에서 전혀 뒤떨어질게 없다는 게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평가다.


27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현재 원전 설비용량기준으로 세계 6위의 원자력 대국이다. 1978년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불과 30여년 만에 1771만 6천kWh의 설비용량을 보유하며 초단기간에 원자력 기술대국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원자력 산업 발전은 지난 1990년 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93년부터 한전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한 우리나라는 활발한 해외시장 개척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캐나다원자력공사 등 다양한 해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2007년 말까지 4억 8800만달러의 원전기술 및 기자재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더불어 국내 발전사업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한국전력기술은 미국, 중국, 대만, 베트남에 원전 기술인력 지원 프로젝트를 수행해 설계기술 수출로 국제적 위상을 제고해왔다. 한전KPS의 원전 정비기술 수출과 한전원자력연료의 연료 및 기자재 수출이 다각도로 진행되어 왔다. 민간기업으로는 두산중공업이 기자재 공급자로서 설비 및 기자재 수출에 박차를 가하여 90년대 말부터 중국, 미국 등 신규원전 및 교체사업 분야에서 기자재 공급을 적극 추진해오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산업계의 전략적인 기술개발, 원자력계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합쳐져 우리나라는 세계에 전례 없는 초단기간에 원전 건설 및 운영분야에서 약 95% 수준의 기술자립을 달성할 수 있었다.


설계부문에서 초창기 원전 건설은 턴키사업이라 우리나라가 설계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고리 3.4호기, 울진 1.2호기, 월성 3.4호기부터 우리나라의 설계 참여가 시작되어 해외로부터 부분적인 기술이전이 이루어졌다. 본격적인 설계분야 기술이전은 영광 3.4호기 설계를 통하여 이루어 졌는데, 주기기 설계분야는 미국 CE, 종합설계분야는 미국 S&L사를 통해 각각 이전되었다.


1996년 주기기 설계업무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한국전력기술(KOPEC)로 이관되어 KOPEC은 종합설계와 주기기 설계를 동시에 수행하는 세계 유일의 회사가 되었다. 이후 KOPEC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사업수행을 통해 독자 설계 기술능력을 확보하여 OPR1000, 신형경수로 APR1400도 독자적으로 설계했다. APR1400으로 건설 중인 신고리 3, 4호기가 준공될 경우,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3세대 원전을 보유한 국가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현재 KOPEC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사 AP-1000, 중국원전 등에 설계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한수원의 원전운영 기술부분은 타 분야에 비해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기술력이 검증된 분야다. 우리나라 원전의 평륜이용률은 2000년 이후 연속 90% 이상을 달성, 세계 평균 이용률 70%대 보다 약 15% 이상을 웃돌고 있다. 이는 100만kWh급 원자력발전소 2기를 추가 건설할 수 있는 투자비 약 5조원을 절감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로, 대한민국의 우수한 원전 운영 능력을 입증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안전성의 척도가 되는 각 호기 당 고장 정지율도 1994년 이후 호기 당 1건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04년의 경우 고장정지율 0.6건을 기록하며,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우수한 실적을 나타냈다. 우리나라는 운전 및 정비요원에 대한 교육훈련도 꾸준히 강화하여 원전 운영 및 정비기술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킴으로서, 인적요인에 의한 고장발생 예방과 정비의 질적 향상도 도모할 수 있었다.

원전연료 공급 기술부문에서 1982년 한전원자력연료가 설립됐다. 원전연료의 국산화와 원자력 에너지자립을 위해 노력한 결과, 12개 경수로와 4개의 중수로 원전에 필요한 원자력연료를 전량 생산,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1997년 원자력연료 수요증가에 대비한 원자력연료 성형가공시설을 증설, 현재 생산용량은 경수로와 중수로 각각 연간 400t(우라늄)의 세계적 규모를 갖추게 되었다.


원자력 발전분야의 눈부신 성과는 원자력 기술개발분야의 축적된 연구 성과와 연구자들의 열정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1980년대 중수로ㆍ경수로형 핵연료국산화 성공을 비롯해, 1990년대 다목적 연구로 하나로 자력 설계ㆍ건조/한국표준형원전 개발/연구로형 개량 핵연료 개발, 2000년대 신약 밀리칸주 개발/열수력 종합실험시설 아틀라스 구축/대용량 전자빔 조사시설 구축 등이 모두 원자력 연구기술개발의 성과로 이뤄졌다.


향후 원자력 연구개발은 원자력 안전성 확보를 통한 원자력의 지속가능성 확대와 녹색성장 구현을 위한 원자력선진기술개발ㆍ산업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는 원자력 기술 산업화를 목표로 냉중성자 연구시설 구축,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완공, 일체형원자로 '스마트'기술인증, 방사선 융합기술(RFT) 신제품 개발, 신개념 2중 냉각 핵연료 개발, 고준위폐기물 처분 시스템 성능검증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 구축한 냉중성자 연구시설을 활용해 나노 및 바이오 연구 등 국가 첨단 과학기술 연구의 기반을 확립하고, 2016년까지 아시아ㆍ태평양 중성자 과학연구의 거점으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1세기 미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산업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양성자가속기센터가 완공되면 NT(나노기술), BT(바이오기술), IT(정보통신기술), ET(에너지ㆍ환경기술), ST(우주기술), 의료 등 중요 국가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기반이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획기적인 미래 원자력시스템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2025년 기술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파이로 프로세싱'기술은 사용후 핵연료를 파이프로세스 건식처리를 통해 재가공한 후 소듐냉각고속로에서 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원자로에서 나온 사용후 핵연료의 양이 약 20분의 1로 줄어들고 핵연료에 포함된 독성 역시 1천분의 1로 감소되어, 소듐냉각고속로에서 재활용하게 될 경우 우라늄 이용률을 1백배 이상 높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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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제4세대 원자로인 '소듐 냉각고속로(SFR: Sodium Cooled Fast Reactor)' 실증로 건설을 위한 연구개발과 원자력수소 생산 시스템 실증 기술개발도 가속화 된다. 소듐 냉각고속로는 3세대 원자로인 경수로나 중수로와 달리, 고에너지의 고속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 반응을 일으키는 차세대 원자로로 냉각재로는 현재 쓰이는 물 대신 액체소듐이 사용되고 감속재가 필요 없다. 연료 역시 저농축 산화연료 대신 고농축의 산화금속연료를 사용해 경수로에 비해 3배에 가까운 출력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반감기가 길고 독성이 강한 폐기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 반면 재사용이 가능한 연료가 나오는 특징이 있어 경제성과 안전성이 높다.


2026년까지 실증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원자력수소 생산 시스템'실증 기술은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수소 경제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가 시급히 개발해야할 기술이다. '원자력수소 생산 시스템'은 950℃에서 안전운전이 가능한 고온가스로(VHTR)의 고열을 이용해 물을 열화학 또는 고온 전기분해 방법으로 직접 분해해서 대량의 수소를 안전하고, 깨끗하고,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이다. 우라늄235 1g이면 자동차 1대가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양의 수소 생산이 가능해, 고유가와 국제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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