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교육 뿌리부터 개혁, '창의와 개방' 과감한 적용

[아시아경제 우경희 기자]'직장인이 갖춰야할 예의는…삼성의 조직문화는…글로벌 초일류기업 삼성의 일원이 되려면…'으로 점철되며 극기훈련 등 극한의 고통을 감내하도록 군대식 일색이던 삼성의 신입사원 교육이 뿌리부터 확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창의와 개방'을 선언한 삼성문화를 신입사원들에게도 과감하게 적용하는 첫 시험대가 된 셈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22일 "내달 4일부터 시작되는 신입사원 교육의 내용이 기존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며 "상명하복만을 강조했던 기존의 분위기가 사라지고 신입사원들이 자연스럽게 토론하며 의견을 조율하는 형태로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넥타이를 푸는 등 경직된 조직문화 해소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이 아예 새내기때부터 '뉴 삼성 문화'를 이식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삼성은 올 초 선발한 신입사원들에 대해 지난 7월부터 그룹 차원의 입문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워낙 인원이 많아 계열사별로 차수를 나눠 실시되는데 7월 1차수 교육을 시작해 최근 10차수를 넘겨 교육이 진행 중이다.


그동안 삼성은 어느 그룹보다도 혹독한 신입사원 연수교육을 실시해왔다. 신입사원 교육 자체를 대외비로 해서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철저한 군대식이었다는 것이 신입사원 대부분의 반응이다. 그러나 '창의와 개방'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 '이재용의 뉴 삼성' 문화를 조기에 정착시킨다는 방침아래 신입사원 교육부터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과제를 던져주고 각 팀들이 팀웍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탈피, 신입사원 스스로 과제를 선택해서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내는 방식으로 탈바꿈시켰다. 극한상황에서의 극기여부를 판단하기 보다는 자유로운 토론문화를 통해 창의성을 높이는 쪽으로 교육의 하드웨어도 바꿨다.


삼성의 신입사원 교육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은 최고 경영층의 발상 전환에 기인한다. 최근 삼성전자의 단독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누구도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창조적 조직문화, 즉 아이디어와 도전이 장려되고 실패가 용인되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패가 용인되는 조직문화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혁신적인 선언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급부상한 삼성이 한 단계 다시 도약하기 위해 조직의 체질개선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없이는 제조업 기반의 기업에서 그룹 차원의 화두로 언급되기가 어렵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삼성의 신입사원 교육은 최근 '상명하복'에서 소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젊은 세대들의 사고 변화가 맞물려 신입사원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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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내년 3월까지 그룹 차원 입문교육을 모두 마친 후 계열사별로 재차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선 차수에 신입사원들이 교육을 마친 계열사는 이르면 2월 중순부터 사별 OJT(직장 내 교육훈련)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교육 자율화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또 그간 일괄적으로 대상지역과 학교를 정해 실시됐던 사원 대상 MBA(경영학석사) 과정을 올해부터는 대상 임직원이 자유롭게 지역과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또한 자율성이 확대된 대목이다.


선발 과정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인턴을 선발해 실무에 투입한 후 부서장이 직접 직무수행능력과 조직융합도 등 업무성과를 종합 평가, 공채로 전환하는 혁신적인 채용시스템을 최근 가동했다"며 "향후 다른 계열사에도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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