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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 회장의 10년 '장애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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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자 달력 10년째 발행

2000년 이메일 받은 김승연 회장 직접 지시
이후 점자 달력 10년째 발행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김승연 회장님, 앞을 못 보는 저희 누나 점자 달력이 필요한데 좀 도와주세요"
지난 2000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앞으로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시각 장애를 겪는 누나를 위한 새해 선물을 마련해 달라'는 한 어린이의 당돌하면서도 가슴 따뜻한 글은 김 회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는 한화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달력을 제작하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올해. 김 회장은 물론 한화인들이 느끼는 감회는 남다르다. 한화가 만든 점자 달력만을 찾는 '골수 팬'도 생겼고 '점자 달력=한화'라는 인식이 시각 장애인 사회에 각인돼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기 때문.

그 사이 한화 점자 달력은 5000부에서 5만부로 10배 늘었다. 5만부는 우리나라에서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시각 장애인들의 절반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그룹 차원에서 어려운 일을 겪는 와중에도 점자 달력은 제작은 중단되지 않고 전국에 배포됐다. '신용과 의리'를 강조하는 김 회장의 경영 이념과도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한화 점자 달력을 이용한 지 5년째인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은 올해도 100부를 신청했다. 다른 곳에서 만든 점자 달력도 써봤지만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한화에서 만든 것이란다.

실로암복지관 관계자는 "한화 점자 달력을 찾는 친구(시각 장애를 가진)가 많다"며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친구 중에서도 저소득층과 전맹, 인터넷 접속이 불가한 사람들을 위주로 우선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점자 달력이 인기를 끄는 데는 '소소한 배려'가 담겨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은 박 모 씨(45)는 "처음엔 탁상용 점자 달력만 주더니 언제부턴가 벽걸이용과 세트가 됐다"며 "집에 하나, 일터에 하나 갖다놓고 매년 잘 쓰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는 매년 11월경 점자 달력 제작을 시작한다. 한 해 동안 불편했던 점을 직접 듣고 편리성을 추가해 매년 새로운 점자 달력을 만든다. 새해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시작하라는 뜻을 담아 12월이 가기 전 배포를 마친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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