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스톡데일(Jim Stockdale)은 베트남 전쟁 도중 8년간 전쟁포로 수용소에 갇혀 20여 차례의 고문과 언제 석방될 지 모를 극심한 고통을 모두 이겨내고 살아나온 인물이다. 그는 수용소에서 미국 최고위 장교로서 다른 많은 포로들이 부상없이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예를 들어 고문을 견뎌내는 걸 돕기 위해 고문 받은 다음 얼마큼은 말을 할 수 있도록 규칙을 만들었다. 또 자신이 수용소 홍보에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면도날로 자신을 베는 등 자해를 하기도 했다. 포로 동료들은 스톡데일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냈으며 마침내 그는 석방된 다음 해군 역사상 조종사 기장과 의회 명예 훈장을 동시에 다는 최초의 3성 장군이 됐다.
펀드 투자를 실패로 이끄는 가장 큰 심리적 원인 역시 '원금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주의'라고 할 수 있다. 원금을 잃기는 커녕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짧은 기간 동안에)는 막연한 기대가 사실은 펀드투자를 망치는 주요 원인이다. 예상과 달리 손실이 나고 이런 상태가 길어질 때 펀드 투자자 역시 마찬가지로 깊은 상심에 빠져 결국 성공적인 자산관리와는 멀어지게 된다. 실제로 되돌아보면 국내외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2007년에 우리 모두가 이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반대로 성공적인 펀드 투자를 위해 갖춰야 할 마음가짐은 어떤 것일까? 스톡데일 장군은 "결국에는 성공할 거라는 믿음, 결단코 실패할 리는 없다는 믿음과 그게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규율은 결코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짐 콜린스는 이렇게 서로 배치되는 심리 패턴을 '스톡데일 패러독스'라고 이름 붙였다.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과 주가 상승에 대해 낙관적인 믿음을 가지면서 중단기적으로는 얼마든지 등락에 따라 투자 손실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바로 보는 자세야 말로 투자 성공으로 이끄는 마음가짐이다. 이는 다른 말로 '회의적 낙관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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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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