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후보자들의 잇따른 사퇴로 KB금융지주 회장 공모가 파행의 위기에 처했다.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와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1일 저녁 잇따라 회장 면접 불참과 후보자격 사퇴를 선언했다. 사실상 강정원 KB 금융지주 회장대행 겸 국민은행장만이 후보자로 남게 됐다.

김 전 대표와 이 사장은 일제히 "회장 공모 일정이 너무 급박한데다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고 있다"며 후보직을 내던졌다. 강 행장이 KB금융 회장직을 대행하고 있어 사외이사들에 대한 사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는 것.


강 행장은 다른 후보들의 행보와는 관계 없이 면접에 응할 방침이다. 회추위는 당초 면접 등 회장 선출 과정을 강행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후보자들이 연이어 사퇴하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공모 자체가 백지화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 행장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찬성을 얻지 못할 경우 회장 선임 절차 지연과 연기는 불가피하다. 또 사퇴한 후보들이 제기했던 형평성 논란이 회추위 내부에서 공론화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부담스럽다.


실제로 공모 절차를 서두른 감이 있다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회추위는 지난달 20일 총 21명의 후보군을 절반으로 압축하고 바로 당일 면접 대상자를 4명으로 줄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후보자는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은 점을 들어 후보 자격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회장 선임 절차가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회추위 관계자는 "회장 공백 기간이 3개월을 넘기고 있어 하루가 중요한 기업으로서는 회장을 신속하게 뽑아야 한다"며 "현직을 사퇴하고 회장 공모에 나서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회추위의 강행 의사와는 별개로 금융당국은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독 후보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정통성 문제 등이 수면위로 떠올라 논란의 대상이 될 경우 피곤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추위의 일정 강행에 대한 우려도 숨기지 않았다.


특히 KB금융지주 회장직은 이미 한차례 황영기 전 회장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어 자리를 둘러싼 미묘한 흐름이 있다. 청와대의 입장도 분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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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강 행장 단독 면접이 유력하지만 강 행장이 쉽게 회장직에 오를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금융권은 강 행장이 회추위의 과반 추천을 받지 못하면 사퇴 후보들에 우호적인 회추위 구성원이 공모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회추위 토론 과정에서 과반 득표하는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4명 내외의 후보를 새로 뽑는 절차를 진행해 선출이 연기될 가능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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