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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신화 창조한 '스탠퍼드' 학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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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정민 기자, 김보경 기자]재계 파워학맥<5>스탠퍼드大 인맥
진대제 권오현 등 한국 반도체 신화창조 대활약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이어 자녀 모두 동문
-세계 경제 트렌드 선도하는 벤처 정신 상징

지난해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에서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경영 전략을 연구주제로 다뤄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스탠퍼드 MBA의 전공 필수 과목인 '국제경영' 강좌에서 한국기업의 사례가 채택된 것은 현대자동차가 처음이었다. 스탠퍼드는 1985년 미국 진출 이후 인도 및 중국까지 사세를 넓힌 현대차의 글로벌 전략을 가장 먼저 주목했고 그 후 다른 MBA의 과정에서도 현대차의 사례는 강의주제로 활용됐다. 이처럼 스탠퍼드대는 국경을 초월해 세계 경제의 트렌드를 재빠르게 포착하는 혜안을 갖췄다. 이는 미국 IT 신화를 구축한 구글과 야후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제리 양이 스탠퍼드 출신이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의 재벌 자제들이나 전문경영인들이 '명망 높은' 동부 아이비리그를 제치고 스탠퍼드대로 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동양그룹의 '스탠퍼드 사랑'
범 LG가와 마찬가지로 선대에서 후대로 이어지는 스탠퍼드 학맥을 자랑하는 기업이 바로 동양그룹이다. 동양그룹은 오너 가족이 모두 스탠퍼드 동문일 뿐만 아니라 주력 계열사의 CEO에도 스탠퍼드 MBA 출신을 중용하고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은 경기고-서울대를 나와 사법고시를 패스한 '전통파' 수재로 부산지검 검사로 재직중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장녀 혜경씨와 결혼한 뒤 경영수업을 위해 스탠퍼드로 유학, MBA를 나왔다.

부친인 현 회장을 시작으로 현씨일가는 정담(여ㆍ32)-승담(남ㆍ29)-경담(여ㆍ27)-행담(여ㆍ22) 등 1남 3녀가 모두 스탠퍼드로 진학해 한 가족이 모두 동문이다.
현재 동양매직 상무보로 재직중인 정담씨는 스탠퍼드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한 뒤 MBA를 거쳐 2006년 10월부터 동양매직에서 재직중이다.

현 상무보는 입사 2년여만인 올해초 임원으로 승진한데 이어 동양매직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동양그룹 후계구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외아들이자 현재 승계 1순위인 승담씨는 컴퓨터 사이언스와 경제학을 공부했다. 졸업후 군 복무까지 마친 후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동양메이저에 입사, 현재는 동양종금증권에서 부장으로 근무하며 경영수업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차녀인 경담씨 또한 스탠퍼드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지난 2006년 10월 동양온라인에 입사해 현재 부장으로 재직중이다. 막내인 행담씨 또한 최근 스탠퍼드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본격적인 외부활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동양그룹에는 '주경야독'으로 스탠퍼드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전문경영인들이 그룹의 중추인 동양메이저와 시멘트를 이끌고 있다.

동양메이저 대표이사 부회장이자 동양시멘트 부회장까지 겸임하고 있는 노영인 부회장은 1993년 스탠퍼드에서 SEP 코스를 수료, 동문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상일 사장 역시 스탠퍼드 MBA 출신이다. 그는 동양증권에서 부장으로 근무중이던 1994년 유학을 떠나 2년간 MBA과정을 마치고 다시 동양그룹에 복귀, 동양선물, 동양종금증권 사장을 거쳐 현재는 동양메이저 대표이사 사장 겸 동양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중이다.

◆반도체 신화 일군 '스탠퍼드' 동문들

눈여겨 볼 것중 하나가 한국의 반도체 신화를 창조한 주역들이 상당수가 스탠퍼드에서 수학했다는 점이다.

전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까지 지냈던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담당 사장, LG 실트론의 이희국 사장 등이 모두 스탠퍼드 출신이다. 특히 반도체 볼모지인 한국을 세계 1위의 반도체 왕국으로 성장시킨 삼성전자에서 스탠퍼드 출신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노무현 정부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던 진대제 사장은 삼성전자 재임 장시 세계 최초로 16MD 램을 개발해 삼성을 반도체 메모리 사업 부문에서 세계 1위로 만들어 놓은 공신이다.

1977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곧바로 미국으로 향해 이공계 명문인 MIT를 거쳐 스탠퍼드대에서 83년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진사장은 그 후 잘나가는 IBM 연구원 자리를 박차고 나와 1985년 삼성반도체에 입사했다. 삼성의 이건희 전 회장이 이병철 창업주의 반대를 무릅쓰구 삼성반도체를 설립한 지 채 2년이 채 되지 않아서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서 전자공학 기초를 가르친 일화로 유명한 진사장이 스탠퍼드에서 쓴 박사 논문은 모교에서 반도체 공학 교재로도 쓰이고 있다.

진 사장에 이어 삼성의 반도체사업을 제궤도에 올려놓은 사람이 또다른 스탠퍼드 출신인 권오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반도체사업담당 사장이다.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수학한 그는 1985년 스탠퍼드대 전기공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64M D램 개발의 주역으로 명실상부한 반도체 전문가다. 권사장은 진사장과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사장에 이어 삼성전자를 반도체 1위업체로 자리매김하는 데 한 몫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원성 삼성전자 LSI 개발실장 부사장이 스탠퍼드에서 전자공학 박사를 받았으며 안경수 소니코리아 회장 매그나칩 사장을 지낸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사장, 최만립 이남 반도체 회장 등이 스탠퍼드에서 수학한 동문들이다.

이외에도 재계에서는 샘표 간장으로 유명한 샘표식품의 3세인 박진선 사장이 식품회사 사장답지 않게 스탠퍼드에서 전기공학을 전공, 석사학위를 받아 눈길을 끌며 정연주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 세계경제포럼에서 '차세대 아시아 지도자'로 선정됐던 김미형 금호아시아나 부사장 등이 스탠퍼드 동문으로 우리사회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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