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개정 법률안 입법예고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감정평가사들이 뿔났다.


국토행양부가 13일자로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감정평가사 자격 취소와 법인 법인 설립 인가 취소하는 초강경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정안에는 초강경의 감정평가 자격 취소와 법인 업무 정지에다 미성년자 자격 취득 허용, 사전심사제 강화 등을 담고 있어 감정평가업계가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후폭풍이 주목된다.


◆금고 이상 형 선고 받은 경우 감정평가사 자격 취소

국토부는 이번 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감정평가사가 부동산공시법을 위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자격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감정평가사가 업무 정지를 받을 경우 관보와 인터넷에 명단을 공시하도록 했다.


현재 법률에는 자격취소 사유가 부정한 방법으로 자격 취득한 경우(당연취소), 자격증 양도·대여한 경우로 한정돼 있다.


이를 두고 감정평가업계는 변호사와 회계사 등 다른 자격자들은 자격 취소 조항이 없는데 감정평가사를 이렇게 강하게 할 경우 형평성을 제기했다.


감정평가협회 고위 관계자는 “건축사의 경우 인명에 위해를 가한 경우 자격 취소 조항이 있으나 재산 평가와 관련 자격을 취소하겠다는 것은 심하다”면서 “지난번 국회에서도 논의됐으나 부결됐다”면서 저지를 다짐했다.


또 입법 예고에 감정평가사가 업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거나 제공한 경우 평가사가 소속된 감정평가법인도 설립인가 취소 또는 2년 이하의 업무정지에 처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한 부분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형 법인 감정평가사는 “현재 2800여명에 이른 감정평가사 중 과연 몇 명이나 문제를 일으키느냐”면서 감정평가사 전체를 범죄인시 하는 듯하다며 비판했다.


이와 함께 소속된 감정평가사가 금품을 주어 적발돼 문제가 됐을 경우 감정평가법인에 대한 자격 정지를 내릴 경우 법인에 대한 사형 선고나 다름 없다고 비난했다.


한 감정평가사는 “경기 침체로 인해 감정평가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가 이제와 이같은 초강경 조치를 취할 경우 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애로를 토로했다.


또 다른 감정평가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안을 볼 때 자격 등록제의 근본 취지를 알 지 못한 것"이라며 "문제가 있는 자격자는 등록을 취소하면 사실상 사형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미성년자도 감정평가사 자격 취득과 영업 가능


미성년자에 감정평가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대목도 감정평가업계를 자극하고 있다.


한 감정평가사는 “감정평가사가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데 다른 자격자들에 없는 미성년자 자격 취득을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사전심사제 도입...한국감정원 공단화 신호탄 아니냐 촉각


법 개정안은 택지개발사업 등 보상평가에 대한 사전심사제도를 도입하는 등 감정평가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보상평가에 대한 사전심사제는 택지개발에 대한 보상평가 등 공공기관이 의뢰하는 일정한 감정평가 결과가 확정되기 전 국토해양부장관이 평가의 적법성과 적정성 등을 심사하는 제도다.


심사대상과 심사기관, 심사절차, 심사내용 등은 업계,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향후 시행령에서 구체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감정평가협회나 한국감정원 등이 자체적으로 심사를 하고 있으나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많은 만큼 외부 기관이 엄격하고 공정하게 심사를 하도록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협회는 지난 2007년 감정평가사와 교수 등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보상평가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심사해 왔다.


이를 두고 감정평가업계는 한국감정원을 공단화해 사전심사권한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감정평가사는 “지난번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은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감정원을 결국 공단 성격의 사전심사기관으로 만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감정평가협회장 리더십 심판대 오른 것” 판단


이같은 초가경 대책이 나옴에 따라 감정평가사들의 단체인 한국감정평가협회(회장 서동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과연 이같은 초강경 대책이 나올 때까지 협회가 과연 사태 파악이나 했으냐며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감정평가협회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입법예고안이 발표됐지만 이제부터 업계 의견 등을 들을 절차를 마련하게 돼 있어 충분한 업계의 실정을 설명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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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현 서동기 협회장은 이번 문제를 매끄럽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협회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내년 2월 말 예정된 협회장 선거에서 이 문제가 가장 큰 현안으로 부상할 것같다”고 예상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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