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 6위, 금보유는 56위 '꼴찌' 권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많이 올랐는데, 이제라도 사야 하나”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는 금값을 보면서 외환당국이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안정자산으로 각광을 받던 달러화를 모으는데 급급했던 각 국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달러화 가치의 하락에 대비해 금모으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화의 약세가 계속되면서 달러를 대체하는 안전자산으로 금 자산이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금값은 올해 초만 해도 온스당 885.5달러에 머물렀다. 하지만 11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금 12월물 가격은 온스당 1114.6달러로 거래를 마쳐 8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은 연초 대비 26% 급등했으며 1년 전(740.4달러)보다는 51%나 뛰었다.
이에 따라 각국는 너나 할 것 없이 금 사들이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인도는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200t의 금을 매입하고도 추가로 금을 더 사들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인도는 세계 금 보유량 순위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뒀다.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인 중국도 달러 가치의 하락을 우려해 외환 보유의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지난 9월 현재 중국이 보유한 금은 1만1000t에 달한다. 이는 미국(8만1000t) 독일(3만4000t) IMF(3만2000t) 이탈리아(2만5000t) 프랑스(2만4000t)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 번째 규모다.
이처럼 금값 상승, 달러화 약세추세에 중국, 인도 등 특히 아시아국들이 줄줄이 보유 외환의 다각화 방침을 시사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달러화에 치중된 외환보유 정책을 쓰고 있다. 그동안 달러화는 세계 기축통화로 위세를 떨쳐왔지만 올 들어 약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의 달러화 비중이 절대적인 탓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외화보유액 2642억 달러로 세계 6위 수준이지만 금 보유액 기준으로는 56위(14.4톤)다. 특히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64%정도로 달러 편식 현상이 심한 상태다.
10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2361억2000만 달러(89.4%), 예치금 232억 달러(8.8%), 특별인출권(SDR) 37억9000만 달러(1.4%), IMF 포지션 10억 달러(0.4%), 금 8000만 달러(0.03%)로 이뤄져 있다.
외환보유액은 한 나라 통화당국이 보유하고 있는 대외자산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외환보유액이 고갈돼 국제통화기금(IMF)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이후 외국자본 유입이 늘어나면서 세계 4위의 외환보유국이 부상한 적도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원화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해 외환보유액이 2000억 달러로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시장을 안정시키고 지난 3월을 기점으로 다시 꾸준히 증가해 중국, 일본, 러시아, 대만, 인도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연말에는 사상 최대치인 27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문제는 달러화 편중에 따른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달러화가 장기적으로 약세로 갈 경우 외환보유액은 금리 역마진 외에 환손실마저 입게 된다.
때문에 국정감사장에서도 매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등은 "금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외화자산 다변화가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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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금을 덥석 사들이기엔 이미 치솟을 때로 치솟은 금값이 부담이 된다. 특히 금 가격의 변동성이 심하다. 금을 샀다가 가격이 내리면 그 책임은 온전히 뒤집어써야 한다는 부담감고 있다. 지난 한해만 해도 금 가격은 고점 대비 저점 하락률이 30%에 달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달러 결제의 수출의존도가 다른 나라보다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쉽게 외환보유 다각화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금 보유를 늘리는 데 이처럼 양날의 칼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수출입결제 수단의 다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금 보유량도 늘릴 계획이다. 재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우리정부가 주창한 120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공동기금'을 통해 아시아 주변국가와 무역결제 통화로서 원화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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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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