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달러' 돌격대 대해부 - <1> 중국투자공사(CIC)
금융위기 투자절반 손실 '숨고르기' 끝
월街 인재 영입·조직개편 등 부활 시동


[아시아경제 김동환 베이징특파원]흔히 '중국의 국부펀드'로 불리는 중국투자공사(China Investment Corporation; CIC)는 돌격대다.
중국의 수많은 국유기업과 민간 기업이 앞 다퉈 해외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서도 CIC가 선봉부대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국부펀드(SWF)라는 태생적 근본 때문이다.


CIC가 공개 선언한 올해 신규 투자규모는 지난해의 10배. 금액으로 따지면 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금융위기가 한풀 꺾이고 값싼 매물들이 넘쳐나자 투자본능이 부활한 것이다.
다른 중국 기업들과 차이점이라면 경영권 확보(전략적 투자)가 아닌 철저히 투자수익(재무적 투자)만을 추구한다.

CIC 출범은 '중국의 막대한 외화자산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까'하는 궁리에서 비롯됐다. 넘쳐나는 무역흑자로 2007년 당시 1조4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운용하던 중국은 보다 고수익을 낼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중국 역시 중앙은행이 미국 국채나 정부보증 발행증권에 투자해 보수와 안전에 주력하고 있었다.
이 같은 투자방식으로는 수익률 제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절감한 중국 정부는 당시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불고 있던 국부펀드 설립에 동참했다.


CIC는 재정부가 특별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위안화 자금으로 외환관리국으로부터 2000억 달러를 확보해 2007년 9월29일 베이징에서 출범했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대형 금융회사들의 지분을 갖고 있던 정부출자기업인 후이진(彙金)투자공사를 670억 달러에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CIC는 출범 직후 운용자산의 15%를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비슷한 비율로 주식과 대안투자에 투자하겠다는 공격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내세웠다.
하지만 경험부족으로 CIC는 처음부터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을 날리고 말았다.
투자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며 서두른 것이 화근이었을까.
회사 출범에 앞서 미리 30억 달러를 투자해 매입한 블랙스톤의 지분 가격이 신규 상장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여파로 70% 가량의 평가손이 발생하면서 대내외 비난에 시달려야했다.
곧이어 모건스탠리 지분에 투자한 50억 달러도 절반 이상이 휴지조각이 되는 비운을 맛봐야했다.
이외에 JC플라워ㆍ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 등에서도 대규모 투자손실이 이어졌다. 지난해 해외투자 손실은 67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CIC는 꼬리를 내리고 잠수를 탔다. 투자시기를 다시 조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한 해 동안 투자규모는 50억 달러에도 못 미쳤다.
손에 들고 있던 1000억 달러의 자금은 금고 속에 고스란히 쟁여 놨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투자 가용자원은 2000억 달러에서 3000억 달러로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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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내부적으로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회사의 핵심인 투자담당부서를 3개에서 4개로 늘리고 책임자를 대폭 물갈이했다. 이들 투자대상은 ▲주식 ▲채권 ▲대안투자 카테로리로 묶인다. 대안투자는 헤지펀드ㆍ사모펀드ㆍ상품ㆍ부동산 등이 해당된다. 요즘 CIC가 주력하는 분야가 바로 이들이다.


올 초에는 UBS 중국 대표를 역임한 저우위안(周元)을 대안투자부문장으로, 같은 회사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정쿵둥(鄭孔棟)을 전략기획부문장으로 영입했다. 미국의 월가 경력을 쌓은 경험자를 내세워 투자수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200명의 인력을 보유한 CIC는 올해 들어 해외 경험을 가진 30명의 전문 인력을 더 채용했다.
장즈밍(張志明) HSBC 자산 포트폴리오 연구소장은 "CIC가 실전경험이 풍부한 해외전문가와 이들을 견제할 정부 관료를 고루 기용해 균형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펀드컨설팅사인 Z벤 어드바이저스의 피터 알렉산더 대표는 "그동안 내부 조직 추스리기에 집중했던 CIC가 시장 상황이 호전되니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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