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예산기금 운용 어떻게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민생안정, 성장동력확충, 재정건전성 강화 3박자 초점
“경제가 채 회복이 안 된 상황에서 내년 예산을 짜면서 국가재정이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섣부른 출구전략은 ‘더블 딥’(이중 침체)에 빠질 수 있고, 그렇다고 적자재정을 나둘 수도 없지 않나.”
이용걸 기획재정부 차관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지속하되, 재정건전성 관리도 강화하는 두 마리의 토기를 잡아야하는’ 내년도 예산기금 운용의 고충을 털어놨다.
정부가 총지출 291조8000억 원, 총수입 287조8000억 원 규모의 2010년 예산기금운용계획안을 28일 확정했다. 이번 예산안은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고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긴축재정으로의 전환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단 정부는 섣부른 출구전략은 ‘더블 딥의 우려’가 높다는 판단아래 ‘총지출이 총수입보다 많은’ 적극적 재정 역할을 지속하되, 그 폭은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제활력 회복, 미래대비 투자 강화, 서민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 등에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현 상황에서 재정부분의 긴축이 이뤄질 시점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적자를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확장적재정의 지속으로 내년 국가채무가 407조원을 넘어서면서 재정적자가 GDP대비 37% 내외로 사상 최고로 악화할 전망이다. 이는 올해의 35.6%(366억 원)보다 건전성이 크게 더 나빠진 수준이다. 특히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 때문에 2011년에는 재정 적자가 40%대에 육박하며 '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오는 2013년 GDP대비 재정수지를 -0.5%대로 끌어 올리며 균형수준을 맞추고, 국가채무도 35.9%대로 GDP대비 40% 내외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경제 성장률 전망은 올해 -1.5%에서 내년 4.0%, 그리고 2011년부터 2013년까지 5% 내외를 유지할 작정이다. 또한 총수입은 연평균 5.6%, 총지출은 4.2%로 증가하고, 재정수지는 올해 GDP 대비 -5.0%에서 2010년에 -2.9%로 높아지고 오는 2013년 균형 수준(-0.5%)에 도달할 계획이다.
2013년부터 재정수지가 균형을 이루려면 2010년부터 성장률이 4%대로 살아나고 향후 좀 더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가능해진다. 따라서 정부는 내년 재정운용을 통해 경제회복 기반을 조성하고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윤영선 재정부 세제실장은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도입된 한시적 사업들은 지원효과, 집행 실적 등을 감안해 원칙적으로 종료하겠다”며 재정지출의 구조조정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해 추경예산에서 1000억원 이상 증액된 35개 사업 가운데 15개는 종료하고 20개는 감액을 해 19조9000억원을 줄일 계획이다. 희망근로프로젝트 등 일자지 사업도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 운영키로 했다. 중소기업 정책자금 등은 금융시장 정상화에 따른 시중 유동성 회복을 감안, 필수소요만 지원해 4조원 정도를 줄인다.
기존 사업도 성과평과 결과, 미흡한 사업은 원칙적으로 10% 이상 삭감하고, 계속사업은 완공위주로 투자하고, 신규사업은 지난해 56개에서 올해 10개로 대폭 축소하되 재원마련 후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공무원 보수도 지난 외환위기(98~99년)에 이어 두 번째로 2년 연속 동결키로 했다.
2013년 균형재정을 위해 재정건전성 관리는 하되 민생안정과 일자리 창출, 미래도약을 위한 성장잠재력 확충에는 적극적인 지원도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7조원을 투입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올해 158만6000명에서 4만6000명이 늘어난 163만2000명으로 늘린다. 내년 7월부터는 중증장애인 연금이 새롭게 도입되고, 소득하위 70%이하(5만명)의 다자녀?맞벌이 가구에 대해 둘째아부터 무상보육이 실시된다. 등록금 걱정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가 내년에 신규로 도입되어 107만명(8878억원)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고용의 후행성을 고려해 올해 40만 명(본예산 기준)보다 많은 55만 명의 공공부문 일자리도 제공되고, 당초계획인 14만 호의 보금자리주택이 추가 4만호 확대된 18만호가 공급된다.
또 기업형 수퍼마켓(SSM) 등에 대응한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13년까지 도시소재 점포 1만2000개(2010년 2000개)를 스마트샵으로 전환되고 지방소비세 도입 등으로 1조500억원 규모의 재원이 지방으로 이양 된다.
예산이 남성과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지원하는 '성인지(性認知) 예산'도 도입된다. 내년도 성인지 예산서(안)는 29개 기관 195개 사업을 대상으로 작성됐는데, 보육료 지원(보건복지가족부)과 장학금 지원(교육과학기술부), 미취업자 직업훈련(노동부) 등 각 사업별 수혜자 등을 성별로 분석해 선불평등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내년 분야별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보건·복지 분야 예산이 본예산 대비 6조4000억 원이 늘어나 81조원(8.6%)에 달한다는 점이다. 증가율 측면에선 14.7%(3조4000억원)인 외교통일과 10.5%(13조6000억원)인 R&D분야에 이어 3위에 그치고 있지만 규모면에선 최고이다.
추가적인 재정악화가 우려되는 시점에서도 정부는 보건·복지분야의 예산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확대했다. 이에 대해 김학수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보건복지 분야는 한 번 예산을 늘이면 다시 줄이기 힘든데도 정부가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은 재정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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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령사회로 급속도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 특성상 보건복지 분야의 재정적 부담을 해마다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또한 "R&D분야 예산이 크게 증가했지만 여전히 13조6000억원으로 다른 분야별 예산규모에 비해 낮다"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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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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