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연극'이라는 별칭을 가진 연극들이 대학로 연극판을 휩쓸고 있다. '논쟁'을 필두로 '교수와 여제자' '라쇼몽' 등 노출수위가 높은 공연들이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 것. 이를 두고 관객에게 다가서는 '예술적 몸짓'이냐, 노골적인 '돈벌이 수단'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공연 관계자들은 일단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연극 공연으로는 드물게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관심을 유발해 침체된 공연시장에 활기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

한 공연관계자는 "노출에 대한 호기심으로 극장을 찾게 되더라도 작품 자체가 좋다면 얻어가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며 "침체된 공연장에 관심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관람객들도 생각보다 노출에 의미를 두지 않았고, 공연 자체에 몰입도도 오히려 높아졌다고 말한다. '논쟁'을 관람한 대학원생 윤모(27)씨는 "생각보다 노출에는 초점을 두지 않게 되더라"면서 "극장에 발걸음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오랜만에 재밌는 연극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남녀간의 심리묘사를 다루는 작품에서 '알몸'은 탁월한 소재라는 의견도 있다. 작품성이 뒷받침만 돼 준다면 배우들의 노출이나 성적인 묘사가 예술적 풍미를 높여준다는 것.


관계자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탐구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다루는데 있어 '알몸'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관객들이 배우들의 벗은 몸에 대한 관심을 두는 것은 5분도 채 되지 않고 작품 내용에 빠져든다"고 말했다.
'알몸연극'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언발에 오줌누기'식의 불황타계책이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얄팍한 상술이라는 것.


어느 정도 작품성을 겸비하고 있다고 해도, '누드'를 앞세워 관객몰이를 한다는 상업적 계산이 예술성을 희석시킨다고 평가한다.


또 '벗는 연극'이 돈벌이가 된다는 인식이 생기면, 여러가지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올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한 공연관계자는 "'누드'라는 테마로 연극이 잘 되기 시작하면 여러가지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오기 마련"이라면서 "다양성이 사라지고 돈 되는 '벗는 연극'만 활개를 치게 되면 전체 연극판의 손실"이라고 말했다.


방송국들이 시청률에 목을 매고 '막장 드라마'를 생산해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돈벌이를 위한 '막장 연극'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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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극단 대표는 "극단들이 워낙 가난하다보니까 관객동원으로 직결되는 선정성의 유혹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누드'로 돈을 벌고 다음에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지 하면서도 그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시적인 유행일 뿐 연극계의 본질적인 구도에는 변화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공연관계자는 "최근 연극의 경향이 옆길로 일시적으로 샌 것 같은데 유행이 본질이 될 수는 없다"면서 "연극으로 장난을 치면 연극계에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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