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펀드 환매 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80조원대가 붕괴됐다. 이는 1년2개월 만이다. 지난 8월 한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1조5000억원이 넘는다.


증시가 계속 상승한다면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구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펀드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민간연구소는 이미 펀드런의 초입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충현 한국펀드투자연구소장은 "지금은 펀드런 초기단계로 볼 수 있다"며 "계속 유출되는 펀드자금을 막지 못한다면 펀드시장을 비롯한 간접투자시장 전체가 침체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소장은 "지금 환매하는 투자자들 중에는 원금이 회복돼 막연하게 환매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펀드시장에 크게 실망하고 떠나는 사람도 많다"며 "이들이 다시 간접투자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펀드런이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는 펀드판매채널 다양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자금의 수급구조를 풀고 신규자금 유입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종합자산관리(IFP) 제도와 같은 시스템이 정착토록 제도 개선 마련 역시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펀드런이라고 볼 수 없다"


대다수 증권 전문가들은 지금이 펀드런 상황은 아니라고 전했다. 펀드런은 뱅크런(bank run)과 비슷한 일종의 금융패닉 상태로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먼저 환매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뜻하는데 아직은 아니라는 것이 기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은 현 상황이 펀드런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조 사장은 "펀드런은 시장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폭락을 염두에 둔 투자자들이 대량 환매에 나서는 것"이며 "현 상황은 증시 상승으로 원금회복을 한 투자자들이 맡겨뒀던 투자금을 빼가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도 "지금 상황은 펀드런이라고 불리기엔 무리가 있다"며 "올 들어 빠져나간 4조원은 전체 국내주식형펀드자금 70조~80조원 중 그리 크지 않은 비중이다"고 말했다. 아직 대량환매 사태를 걱정할 시기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렇게 펀드런을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하는 가운데 간접투자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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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정 동양종금 펀드애널리스트는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큰 환매가 일어나야 펀드런인데 지금은 아니다"고 하면서도 "펀드자금의 지속적인 유출로 간접투자 시장의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는 공감한다"고 전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투자 자금이 다시 유입되려면 운용사, 판매사, 투자자 간의 커뮤니케이션 강화가 중요하다"며 "선진국형 통합 자산관리로 시스템을 진화시키는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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