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회복 지속' 확신 있어야 출구전략 나설 듯
경기회복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가 예상을 뛰어넘는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미 바닥을 벗어나 안정궤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경기 정상화에 대비한 '출구전략(Exit Strategies)' 시행에 신중한 입장이다.
경기전망이 한층 밝아진 것은 기업들의 체감경기 회복에서부터 확인알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최근 2382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8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이달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6으로 전월의 81에 비해 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4월의 8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이미 지난 해 9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단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ㆍ4분기 기업경기전망'에선 올 4ㆍ4분기 BSI 전망치가 112로 집계돼 기업들이 향후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꽁꽁 얼어붙었던 민간 소비도 다시 살아나려는 조짐이다. 통계청의 '2ㆍ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물가상승을 감안한 올 2ㆍ4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과 실질소비는 각각 지난 해 같은 달에 비해 -2.8%와 -1.1%를 기록하며 지난 해 4ㆍ4분기 이래 3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지난 1ㆍ4분기의 -3.0%와 -6.8%에 비하면 감소폭이 줄어들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장은 "가계소득은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지출 부문의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은 앞으로의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일단 2ㆍ4분기만을 볼 땐 (가계동향 지표에서도) 경기회복의 '시그널(신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수 등 경기 활성화의 기초가 되는 가계 소비가 이미 2ㆍ4분기 중 '바닥'을 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주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상승효과나 물가안정 등을 감안할 때 소비는 앞으로 더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금융시장 안정과 수출 및 생산 증가가 지속되면 위축돼 있던 기업들의 투자도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확장적 정책기조에 따른 재정 여력의 소진으로 하반기 전망의 '불확실성'을 강조해왔던 정부 내에서도 점차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가 전기 대비 1% 정도였는데, 실제로 그 수준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어떤 의미에선 소비심리가 너무 빨리 개선돼 우려스런 감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근의 경기회복 흐름에 맞춰 소득 또한 꾸준한 성장을 보여야 하는데, 만일 그렇지 못할 경우 과도한 소비심리 개선은 '버블(거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내심 빠른 경기회복을 자신하면서도 '신중론'을 좀처럼 바꾸지 못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아울러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국내 경제의 '더블딥(경기상승 후 재하강)' 가능성 등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남아 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아직 우리 경제엔 대내외적인 불안 요소가 많아 빠른 경기회복 속도가 계속 유지될지를 자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수출에 악재가 될 수 있단 점에서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나라와의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과도한 중소기업 대출을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꼽았으며, 고용사정이 크게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도 정부로선 부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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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회복 초기의 징조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출구전략'은 이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26일 발언이나, 같은 날 "'출구전략'을 언제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현 단계에서 시기상조다"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의 발언도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출구전략의 선택은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지금 상황이 예상보다 좋긴 하지만, 그보다는 앞으로 (이 같은 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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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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