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ㆍ미션 등 주요 부품 눈으로만 10여분 검사
기록부엔 불량 유무만 기재…업체들 보상 미뤄 소비자 '분통'
지난 6월 말 광주 모 자동차 매매단지에서 주행거리 3만km SUV 차량을 구입한 강영석(36)씨는 차를 구입한 지 3주도 채 안돼 도심 도로 한복판에서 차가 갑자기 멈춰버려 진땀을 흘렸다.
이후 강씨는 정비소에서 "엔진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분통을 터뜨렸다. 차를 구입할 당시 확인한 성능기록부에는 엔진 상태가 '양호'라고 분명히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강씨는 업체에 항의하고 보상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바쁘니까 나중에 전화하시면 보상해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차일피일 보상을 미루고 있다.
장지용(27)씨 역시 지난 5월 중순 주행거리 5만6000㎞의 중형 차량을 구입하지 3일 만에 정비업체에서 실제 주행거리가 8만㎞나 된다는 말을 듣고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보상받을 길이 막막해 속을 태우고 있다.
광주지역 중고차 매매상들이 '멀쩡한' 성능점검기록부를 제시, 판매한 차량이 구입 후 문제점이 드러나는 사례가 빈번해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6일 광주시 소비생활센터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7월말까지 중고차 매매와 관련된 접수 민원만 모두 48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고차 성능점검기록부상으로는 품질에 하자가 없는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차량을 인수한 후에 고장이 나거나 성능점검기록부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가 27건으로 전체 민원의 60% 정도를 차지했다.
이처럼 중고차 성능점검기록부를 사이에 둔 업체와 소비자 간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중고차의 상태를 확인시켜 주기 위해 업체에서 의무적으로 발급해야하는 성능점검기록부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는 성능기록부에 엔진이나 미션 등 주요 부품에 대해 이상 유무만 표기하면 되는 제도를 업체들이 악용하고 있는 셈이며 중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 대부분이 차량의 연식만 확인하고 성능 등은 기록부와 매매업자의 설명에 의존하는 실정이어서 소비자들이 피해가 커지고 있다.
실제 광주 모 중고차 매매단지 내에 있는 성능점검업소에서 중고차 1대를 점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0여분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손전등 하나에 의존해 눈으로 몇 번 살피고 이상이 없는 것 같으면 '양호'라고 종이에 표시하기만 하면 성능 점검은 끝이 난다.
이 중고차 성능검사 업체 직원은 "사고로 수리된 곳이 있는지, 시동과 표시등 등을 켜 보고 엑셀 한번 밟아보면 검사가 끝난다"며 "정비소도 아니고 하루에 15개 정도의 차를 점검하는 데 일일이 다 뜯어 볼 수가 없으며 이는 법적으로도 아무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광주시 관계자는 "피해를 막기 위해 성능점검사항을 보다 구체화해야하지만 이는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다"며 "철저한 성능점검을 거치려면 소비자가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구매시 소비자가 더욱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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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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