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재정 "경기회복 '두고 보는' 전략 필요" (상보)

"성장률 -1.5% 무리 없어.. 출구전략 논의,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중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향후 경제운용 방향과 관련,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될 때까진 재정·금융의 적극적인 역할을 지속하면서 신중하게 기다리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회장 윤계섭) 경영자 조찬회에 참석, ‘최근 경제현황 및 정책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올 들어 우리 경제 상황이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 이런 회복 흐름이 계속될 수 있을지 낙관하긴 아직 이르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근 금융시장 안정에 힘입어 국민들의 소비심리나 기업의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실물경제의 개선추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최근의 지표만 갖고 지나친 기대를 하기보단 ‘두고 보는(Wait and See)’ 전략을 통해 “경제회복 기반을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게 윤 장관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윤 장관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거시정책기조의 정상화 및 ‘출구전략(Exit Strategies)’ 마련 논의에 대해선 “현 단계로선 어떻게 '탈출(exit)'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ㅊ우고 준비할 필요는 있지만, 언제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다”면서 “최근 선진 8개국(G8)이나 주요 20개국(G20) 등 국제적인 논의에서도 이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 자체가 시장에 ‘시그널(신호)’를 줄 수 있는 만큼 시장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일자리 창출 및 서민생활 안정 ▲경제 체질개선을 위한 구조개혁 가속화(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 공공기관 효율성 제고) ▲위기 이후 재도약 준비(기업 투자 여건 개선, 저탄소 녹색성장, 서비스산업 활성화 및 중소기업 육성, 대외개방 및 국제공조 강화) 등을 향후 주요 경제운용 방향으로 제시했으며, “최근 ‘신종플루’의 확산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고, 노동관계법 개정 등을 둘러싼 노사관계 악화 가능성도 있어 경제 외적인 불안요인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윤 장관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과 관련해선 “2·4분기의 높은 기저효과로 인해 3·4분기의 전기대비 성장률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예상치 못한 대외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 중 전기비 ‘플러스(+)’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 목표치인 -1.5%를 달성하는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가에 대해서도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불안요인이 있으나 환율 안정과 전반적인 디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당분간 2%대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최근 집중호우의 영향과 휴가철 수요 증가로 불안 조짐이 있었던 농축산물도 9월 이후 하향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고용은 경기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위축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 최근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에 대해선 "아직 대부분 지역의 가격 수준이 작년말 수준에 못 미치고, 특히 지방엔 미분양주택이 6월말 현재 12만호나 적체돼 있어 전반적인 시장과열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빨라질 경우 국지적인 시장불안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