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 살릴 '동네 카페' 찾는 고객 증가세


# 사회초년병 최선희(27 가명)씨는 주말 아침이면 편한 복장으로 집 앞 골목에 자리잡은 작은 카페로 나선다. 신촌, 홍대 같은 대학가나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 밀집 지역'보다 한가한데다 커피나 케이크의 맛도 뒤지지 않기 때문. 그는 아침 햇살이 따사로운 창가 자리에서 신문을 뒤적이거나 책을 읽는다. 가끔 오래된 동네 친구들과 마주치거나 이웃 아주머니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도 동네 카페의 매력이다.

주택가 골목골목에 작은 카페가 하나 둘씩 늘고 있다. 이제 '잘 만든 커피'를 만들기 위해 도심 한복판이나 대형 커피전문점을 찾아갈 필요가 없게 된 것.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통해 입소문이 퍼진다는 점도 '작은 카페'의 저변을 넓히는데 기여한 요소다.


◆우리에게도, 손님에게도 '쉼터'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주택가에 자리잡은 '커피와글'은 최근 확장공사를 했다. 개업 일년이 채 안됐지만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을 위해 점포확장을 결정할만큼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그 흔한 슈퍼나 작은 치킨집도 없는 고요한 주택가 한편에 자리잡은 '커피와글'의 시작은 소박했다. 차태현, 김선아가 출연한 영화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를 만든 영화감독 이건동 씨가 본인과 지인들이 부담없이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을 꿈꾸며 카페를 오픈한 것. 이 감독은 마침 커피에 관한 영화를 준비하며 꾸준히 공부해 오던 차였기에 홀로 카페 운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윤 창출'에 대한 부담 없이 시작된 동네 사랑방은 점점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졌고 이 감독은 지인들과 함께 특별한 이벤트들을 만들어 갔다. '쵸코 슈 데이'와 같이 특정 요일에 '커피와글'만의 메뉴를 제공하는 이벤트과 크리스마스, 밸런타인 데이 공연을 기획해 단골손님들과 작은 축제도 함께했다.


김치원 커피와글 공동대표는 "이 카페는 직원들 스스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종의 '놀이터'와 같은 공간"이라며 "동네 사람들이 편한 복장으로 부담없이 찾아올 수 있는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리 동네, 그리고 착한 소비


박선옥(49 가명)씨는 커피 한잔이 생각날 때 꼭 작은 가게를 찾는다. 엄청난 점포 수를 자랑하는 거대 체인점보다는 '자영업자'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를 이용하려고 하는 것. 그는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동네 작은 카페는 대형 커피전문점보다 훨씬 많은 고용을 창출할 뿐 아니라 지역경제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작은 카페가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잡고 있는 데에는 이처럼 소비자들의 '공동체 의식'이 한 몫했다는 평가다.


김치원 '커피와글' 대표는 "우리 가게가 삼청동, 압구정동, 홍대 같은 곳에 자리잡았다면 이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점포 수를 늘리게 된다해도 인근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싶지 '유행의 중심지'로 진출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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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동네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들도 늘고 있다.


대학원생 이일령씨(26)는 "나이 마흔즈음에 동네 주민 남녀노소 모두가 편안하게 쉬다 갈 수 있는 특별한 작은 카페를 열고 싶다"며 "꽃과 나무, 신문과 책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커피 볶는 법, 생산지역별 특색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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