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한 기록이다. 현 회장의 온화한 미소와 조분조분한 말투 뒤에 있는 강단있는 리더로서의 자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현 회장을 경영무대로 이끈 건 2003년 정 전 회장의 죽음이었다. 그 전까지 보수적인 현대가(家)의 여느 며느리들처럼 현 회장은 내조에 충실했다. 걸스카웃 중앙본부 이사, 대한적십자사 여성봉사 특별 자문위원, 사회봉사 등 사회활동도 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활동은 아니었다.
하지만 남편 대신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은 현 회장은 더이상 전업주부가 아니었다. 우선 그는 어수선한 기업을 바로잡고 차분하게 하나 둘 바꿔갔다. '윗 선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해당 임원들도 대폭 물갈이했다.
현 회장도 현대그룹을 맡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에게 잠재돼 있던 경영인으로서의 모습을 발견했다. 아버지인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부터 시아버지 정주영 명예회장, 남편 정 전 회장까지 당대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체득한 게 큰 도움이 됐다.
또 현 회장은 대학교 전공인 '사회학', 대학원 때 공부한 '인성개발'을 경영과 접목해 조직 문화를 다잡았다. 지난해 새로운 조직문화 4T(Trust 신뢰, Talent 재능, Togetherness 혼연일체, Tenacity,불굴의 의지)를 선포한 게 대표적이다.
이제 현 회장은 또 하나의 기로에 섰다. 일단 김 위원장과 면담으로 생각 이상의 성과를 얻고 돌아온 현 회장이 앞으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그룹 안팎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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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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