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성장속도를 보이며 세계 산업의 주도적 역할을 해 온 IT(정보기술)산업이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주장이 IT업계의 유력 인사의 입에서 나왔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 오라클 CEO인 토머스 시벨은 "IT산업의 최전성기가 IT버블이 발생한 2000년에 끝났다"며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시벨은 "지난 1980∼2000년 사이 IT산업이 급성장할 당시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2000년 이후에는 고작 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포스트 산업사회의 실현으로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IT산업에서 더 이상 새로운 기술적 진보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식품과 물, 헬스케어, 에너지산업의 성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티모시 브레스나한 스탠포드대 교수는 IT산업이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시벨의 주장은 너무 앞서나갔다는 입장이다. 그는 "아직 게임이 끝났다고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경제 회복 이후 IT산업이 또 한 번 성장세를 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무업무의 자동화와 구매 및 판매 자동화 등 아직 IT산업이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물론 PC업계에서 수많은 경쟁자들의 출현으로 인해 MS와 IBM이 성장 정체를 겪은 예도 있지만 결국 이는 또 다른 진보를 이끌어냈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쉐인 그린스테인 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스쿨 교수 역시 시벨의 전망에 동의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성장률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그린스테인 교수는 "IT산업의 황금 시기는 1980∼2000년이 아닌 1960년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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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는 메인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던 시기로 그린스테인 교수의 말에 따르면 1961∼1971년 사이 IT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35.7%에 달했다. 이는 1980∼2000년의 성장률에 비해 무려 3배 수준.


그린스테인 교수는 "IT산업의 성장률 둔화 추세는 생각보다 그 기간이 길다"며 "아직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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