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확보한 중국이 해외기업 사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미국 국채의 안정성 논란에 불을 당겼던 중국이 달러화 자산 비중을 줄이고 해외 M&A를 통해 외환보유고 운용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외환보유액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이와함께 중국 기업들의 해외 수출 비중도 높이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번 발언은 자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첫 공식 입장으로 넘쳐나는 외환보유액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는 2조132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의 구체적인 투자처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급격히 불어난 외환보유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중에 유동성이 과도하게 공급되면서 증시와 부동산시장의 버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데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타나면서 외환을 쌓아두고만 있어서는 안된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잇따라 날아들고 있기 때문.

또한 수출 위주의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해 엄청난 달러가 국고로 들어오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중국 외환보유고의 70%를 차지하는 달러화 자산은 금융 위기 이후 그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이에 중국은 보유자산 가치 하락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외환보유고를 이용한 해외시장 진출은 중국 정부로서도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라는 관측이다. 달러화 자산을 대체할 만한 기축통화가 없는 현 상황에 해외 기업의 지분과 자원을 확보하는 것으로 미국 국채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쿼 홍빈 HSBC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장기적인 차원에서 기업들의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투자는 국영기업에 집중되고 있는데, 특히 석유를 비롯한 해외 천연자원 확보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AD

지난달 중국 3대 석유회사 중 하나인 시노펙이 스위스 석유회사 아닥스를 72억달러에 인수한 것을 비롯해 페트로차이나와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등도 해외 자원기업의 지분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국가개발은행(CDB)의 천 위안 총재도 "선진국 금융시장에 대한 투자보다는 천연자원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한다"며 중국 정부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