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러나는 출구전략 삼위일체

출구전략(Exit Strategy)은 이미 마련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도약의 계기로 삼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출구전략은 통화, 재정, 구조조정의 삼위일체로 구성된다. 즉, 통화정책만이 아니다. 따라서 출구전략 예상은 재정측면과 구조조정측면까지 모두 아울러서 봐야 한다. 채권시장에 미치는 효과도 마찬가지다. 예상되는 출구전략 삼위일체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 출구전략 ① 물가 안정 = 첫째, 한국은행과 금융감독당국은 물가 안정 전략에 포커스를 맞춘다. 과거 부동산가격 때문에 모든 것을 희생해야 했던 경험에 따라 강남 등 특정지역에 대한 직접규제(LTV, DTI 등)를 먼저하고, 그 다음 한시적 통화공급-자금지원 종료, 마지막으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금리를 인상하여 기준금리 수준을 정상 복원시키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 출구전략 ② 재정건전성 복원 = 둘째, 기획재정부와 관련기관은 재정건전성 복원 전략에 포커스를 맞춘다. 2009~201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수립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향후 3년간 재정지출 증가율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고, 세수 확대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이는 적자 국채 발행 최소화, 국민연금 운용계획 변경, 외국인 채권투자 유치와 연결되어 있다.



국채시장에서 수급부담을 줄이는 한편, 국민연금의 빈자리를 외국인이 채우고 국민연금은 민간 투자 활성화 분위기를 돋우는데 활용될 것이다. 이러면 중장기 금리는 안정되고 민간 투자 활성화의 배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출구전략 ③ 구조조정/성장동력 확보 = 셋째,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은 신속한 구조조정 완료와 이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 전략에 포커스를 맞춘다. 고령화와 2050년 2%대로 잠재성장률 추락이 예상되는 등 지금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신속히 구조조정을 완료하는 동시에 구조조정으로 확보된 여유자원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재정건전성 복원 노력과 국고채 수급간의 연결고리

특히 2009~2013년 국가재정운용계획 공개토론회에서 KDI는 빠른 재정건전성 회복을 주문했는데, 이는 2차 대전 후 선진국들이 높은 성장을 통해 GDP대비 정부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었지만, 70 년대 오일쇼크 이후에는 고성장이 정상이라고 착각하고 과도한 경기 부양을 했고 국채 이자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되어 만성 재정적자에 빠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선진국처럼 성장둔화 및 고령화 문제 뿐만 아니라 개도국 신인도, 남북통일비용 문제까지 있어 조기에 정부부채를 줄이지 않으면 이자부담에 따른 만성 재정적자로 갈수 있고, 그렇게 되면 2050년 2%대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문제까지 겹쳐 영원히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따라서 80년대 영점기준예산(zero-based budget)을 도입하여 재정지출을 4% 줄인 것처럼, 또한 2000년 지출억제에 착수하여 재정지출 3% 줄인 것처럼 이번에도 3년간 지출증가율을 연평균 0%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 최근 재정사업 재검토, 감세논란 등은 건전성 회복 출발선 = 이를 위한 ‘재정지출 구조조정’은 한시적 복지-일자리 사업 종료, 경제사업(SOC 투자, 농업·중소기업 지원 등) 감축 등을 주문했고, 반면 ‘재정수입 구조조정’도 강조했는데 2008~2012년까지 감세 규모가 99조원에 이르니 법인세율-소득세율 인하 연기 검토 및 비과세-조세감면 제도 폐지, 간접세 확대를 주문했다.



최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출구전략 준비중임을 시사하고 집행시점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경기가 회복단계에 이르면 재정 건전성이나 경기 선순환 차원에서 조세체계 개편을 시사했고, 부동산 문제는 과잉 유동성 움직임이 있는 지역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규제할 것을 시사했다.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서도 민간 투자 활성화에 무게를 두어 재정지출이 줄어드는 것을 대비했다. 특히 민간 설비투자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는 재정건전성 측면에서도 더 이상 재정지출을 늘릴 수 없다는 배경도 있지만, 최근 5년간 잠재성장률(4.3%)에서 2.2%p 를 차지한 총투자가 올해 -6%일 경우, 잠재성장률을 0.3%p 깎아 4% 안팎으로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 방안 중 채권시장이 주목할 부분은 설비투자펀드와 회사채 발행한도 폐지이다. 회사채발행이 얼마나 늘지는 미지수이나, 설비투자펀드는 정부, 국책은행 대출, 민간투자로 매칭펀드가 되어 20~40조원까지 확대될 수 있어 재정부담을 민간으로 돌리는 중추기능이 될 수 있다.



▲ 국채발행 증가 억제, 수요측 출구전략은 국민연금 대신 외국인 = 결국 재정건전성 복원 출구전략은 국채발행이 더 이상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여 채권시장에는 미래의 공급물량 부담을 덜게 된다. 수요측면의 출구전략은 올해 국채물량 부담을 줄여줬던 국민연금은 뒤로 물러나고 대신 외국인이 들어오는 구도이다.



‘2010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채권투자목표비중이 올해 72.1%에서 67.8%로 줄어들게 된다. 반면 외국인 채권투자가 살아나고 있다. 작년 5월 55조원에서 올해 35조원까지 줄어들었으나, 외국인의 국채와 통안채에 대한 이자소득 면세조치가 나온 4월말을 기점으로 증가 반전하여 7월초 현재 보유잔액은 41.2조원으로 늘었다.



특히 6월말 한국예탁결제원은 국제예탁결제기관인 클리어스트림과 업무연계 계약을 체결, 외국인 또는 외국법인이 개별투자등록 및 증권투자전용계좌의 개설없이 클리어스트림 명의의 통합계좌를 통해 자유로이 국채 및 통안채를 거래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간 국제 장외채권 거래도 가능해졌다. 곧 유로클리어도 합세한다는 점에서 향후 6개월~1년 사이 큰 변화가 예상된다.



◆ 출구전략은 Curve Flattening으로 연결

중장기 국채발행이 억제되고, 중장기 수요기반은 유지하는 출구전략이라면 Yield Curve 는 평탄화될 것이다. 게다가 언젠가 단기 영역은 통화긴축으로 올라가게 된다. 한편 국민연금을 대신한 외국인들은 주로 외국 연기금이 될 것이다. 면세조치는 이들에게 자국에서의 면세와 동일한 혜택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도 국내 채권비중을 크게 줄일 것이라 볼 필요는 없다. 작년말 운용목표비중은 72.4%였으나 실제 작년말 비중은 77.3%였다. 오차허용범위가 13%p에서 8%p로 좁아지긴 했어도 아직 넓다. 퇴직연금 등 중장기 수요기반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중장기 수요기반은 통화긴축시 줄어들 단기쪽 수요기반보다 탄탄하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국고채 발행물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까지 말할 수는 없다. 즉 월평균 7조원 균등발행은 이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정부는 지난 3월말 ‘추경에 따른 국고채 발행물량증가 대응’에서 올해 총발행규모를 81.6조원으로 묶어두겠다고 했지만, 국회에서 받은 한도는 89조원이다.



즉 81.6조원은 단지 바이백을 안하기 때문에 줄어든 숫자다. 따라서 바이백이 늘면 발행도 늘어난다. 바이백과 국채교환을 매월 1조원씩 번갈아 각각 3조원, 경쟁입찰분 36조원(=6조원*6개월)을 하면 매월 7조원의 균등발행이 된다. 상반기 국고채 발행은 41.8조원인데, 비경쟁입찰로 3.4조원(월평균 0.56 조원, 경쟁입찰의 8%수준)이 빨리 소화됐다. 따라서 이대로 월평균 ‘7조원+비경쟁 0.56조원’을 하면 올해 총 87.2조원 국고채 발행이 예상된다.



◆ Yield Curve 단기 영역은 불확실성 프리미엄 재평가

현재 3개월물 CD금리는 2.41%, 6개월물 CD금리는 2.7%로 내재된 3개월뒤 3개월물 CD금리는 2.97%에 이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40~50bp 스프레드를 감안하면 기준금리가 6개월뒤 2.5%까지의 인상기대가 잠재된 것이다. 대략 6개월물 CD금리 10bp 상승은 25bp 기준금리 인

상 기대와 맞먹는다.



KORIBOR 6개월물도 5월말 2.55%에서 현재 2.68%로 올랐으므로 6개월뒤 기준금리에 대한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반영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CD나 은행채 순발행에 서 뚜렷한 발행증가세가 없었다는 점에서 금리인상 기대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 7월 금통위 예상, 한은 하반기 수정 전망 = 단기 영역에서 반영하고 있는 기대를 재조정할지 여부는 7월 금통위가 좌우할 것이다. 7월 금통위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2.0%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음날 있을 한국은행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1%대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한은 총재도 경기 판단을 긍정적인 쪽으로 한단계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와 특정지역의 부동산 가격 불안 움직임을 우려하면서 행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반영한 현재의 단기금리 수준은 고착단계를 밟을 전망이다. 그러나 향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국지적 부동산 가격불안은 직접규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한다면 단기금리 영역은 안정을 찾으면서 Bear Steepening에 탄력을 줄 것이다.



◆ Curve Flattening은 대세이나, 단기적으로 속도조절 필요성

결론적으로 단기 금리 영역은 과도한 부분이 하향 조정되고, 장기 영역은 단기간에 너무 빨리 내려왔다는 점에서 위쪽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7월에는 Yield Curve가 다소 Bear Steepening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7월중 국고채 3년물은 3.90~4.40%, 5년물은 4.40~4.90%, 10년물은 4.95~5.45% 범위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그러나 앞으로 박스권 상단에서는 듀레이션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Curve Flattening추세는 이전 보고서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미 시작되었고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언젠가 출구전략에 따라 통화긴축이 시작될 것이고 단기쪽은 수급 악화로 단기금리가 상승하고, 반대로 재정쪽 출구전략은 중장기쪽 수급상황을 점차 개선시켜 장기금리를 안정되게 만드는 한편, 글로벌한 중앙은행의 통화긴축은 인플레 우려를 줄여주어 역시 Flattening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과거보다 안전한 인플레이션 관리 노력들은 하이예크나 미제스 류의 Flat 한 금리 기간구조와 경기 변동으로부터 둔감한 이상향에 다가가게 할 것이다. 향후 더블딥 우려도 경기 회복 추세상의 조정일뿐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미 중국 등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재편됐고, 학습효과에 따른 빠른 구조조정으로 실업률과 부도율 피크 조기화가 예견되고 있다.



또한 재정, 통화정책도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대응했으므로 경기 회복 속도 둔화는 있어도 더블딥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출구전략 예상시기를 너무 늦춰 잡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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