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급 제작 국악사 4곳뿐…악기장인 연령 높아
판로없어 지속 어려워 전문가들 타지역 유출



'국악 본고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광주가 전통악기 제작분야 여건이 매우 열악해 전수자가 거의 없는 등 전승이 끊길 위기에 직면하고 있어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

더욱이 장구 등 중국산 악기들이 넘쳐나는데다 학교 현장 등 실제 전통악기 수업이 이뤄져 해당악기가 유통되는 공간들에서조차 인식이 부족하고 지자체나 시민들의 고유 전통악기에 대한 관심마저 낮아 고사직전에 이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광주 전통악기를 취급하고 직접 제작하는 국악사들이 고작 4군데에 그치고 있을 뿐 아니라 제작할 수 있는 장인들의 연령이 높아 전승 맥마저 끊길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시내에는 계림동 소재 월성국악사를 비롯해 서석동 소재 임당국악사, 서동 소재 광일국악사가 판매와 제작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고, 판매만 광주에서 이뤄지는 풍향동 소재 남도국악사 등이 전통악기 맥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이중 임당국악사 이춘봉 대표와 광일국악사 이준수 대표의 경우 현악기와 관악기 두 가지 모두 제작이 이뤄지고 있으며 월성국악사 윤주비 대표는 관악기 명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남도국악사는 조준석·허연하 부부가 운영해왔으나 현재 조씨가 충북 영동 소재 난계국악기제작촌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부인인 허씨가 운영을 맡아 하고 있는 가운데 제작은 영동에서, 판매는 광주에서 각각 이뤄지는 형태다.

임당국악사 이춘봉 대표는 광주시 무형문화재 악기장으로 1995년 지정된 상태이고, 광일국악사 이준수 대표가 뒤를 이어 시무형문화재 악기장 지정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전통악기 제작이 가능한 곳은 40∼50여군데가 남아있는 가운데 악기를 만들어도 판로가 없는 등 광주 대다수 악기사들도 활로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국악이 전반적으로 열악한 실정을 면치 못하면서 전문가들이나 장인들의 타지역 유출까지 있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테면 김영재 교수(전남대 국악과)가 한국예술종합학교로 옮겼는가 하면, 아쟁의 대가 박종선 장인도 담양에서 남원으로 거처를 옮기는 등 국악전문가 유출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30여년 넘게 전통국악기 외길을 걸어오고 있는 광일국악사 이준수 대표는 "전통문화지킴이를 한눈 팔지 않고 해왔는데 보상차원이 아니고, 전통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기초적인 부분이라도 닦여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조준석 난계국악기제작촌 대표(국악기제작협회 총무)는 "공연만 하는 시대는 끝났다. 공연은 듣고 잊어버리지만 국악체험은 영원히 기억에 남는다. 체험이 따라가야 한다. 광주시도 전통국악과 관련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국악관련시설은 충북 영동에 난계국악기제작촌과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 난계국악박물관, 난계 국악단이, 경북 고령에 우륵국악박물관, 우륵가야금공방이, 남원에 남원시립국악단과 국립민속국악원이, 부산에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부산국악원이 각각 자리해 전통국악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광남일보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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