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부자로 키우려면 수학과 친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0개가 넘는 미국 내 연구소들로 이뤄진 네트워크인 전미여성연구위윈회(NCRW)에 따르면 투자가능한 자산 가운데 절반을 여성이 갖고 있고, 순재산 150만 달러(약 19억 원)를 웃도는 미국인 중 43%가 여성이다. 하지만 자산투자 매니저 가운데 여성은 10%에 불과하다.

최근 발표된 여러 연구 보고서를 보면 여성의 투자 결정 과정은 남성과 사뭇 다르다. 여성은 투자하기 전 특정 정보와 반대되는 정보에 유의하고 투자 대상 기업의 펀더멘털을 파고 든다.

리스크를 달가워하지 않는 경향은 여성이 남성보다 강하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여성이 운용하는 펀드는 남성이 운용하는 펀드보다 높은 실적을 올린다.

일례로 여성이 운용하는 펀드가 50%를 차지하는 '헤지펀드 리서치 디버시티 인덱스'는 2003년 이래 연평균 수익률이 8.21%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이보다 광범위한 펀드로 이뤄진 다른 지수의 연평균 수익률은 5.98%를 기록했다.

문제는 금융 부문으로 진출하는 여성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NCRW에 따르면 금융을 직업으로 택하는 여성이 드물다. 그러니 여성 금융 전문가가 적고 여성이 운용하는 펀드도 적을 수밖에 없다.

NCRW는 이와 관련해 어린 소녀들이 수학과 과학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 소재 여자 대학 버나드 칼리지의 데보라 스파 학장은 "조기 교육 체계가 문제"라며 "컴퓨터 게임도 여기에 한몫한다"고 지적했다.

스파 학장은 "수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란 온통 사내아이에게만 먹혀들 법한 폭력성 게임, 다시 말해 누가 얼마나 죽였느냐가 중요한 게임"이라며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도라도라' 시리즈(Dora the Explorer) 같은 게임은 수학을 기반으로 작성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파 학장은 "여자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용 조기 학습 게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파 학장은 수년 전 초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친 적이 있다. 애초 남녀 아이들 사이에 수학 성적 차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친 지 8개월쯤 됐을까, 여아들이 수학에 대해 흥미를 잃어간 반면 사내아이들은 그대로였다.

고등학교 여학생들은 "수학을 살림에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등 삼각법 같은 응용수학에 관심이 많은 반면 남학생들은 일찌감치 금융 과목을 청강한다.
친구가 금융 과목을 듣는데다 아는 아저씨 중에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스파 학장은 어린 여학생들이 수학에 관심 갖도록 유도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까지 지금보다 많은 수학 여교사·여교수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경제조사국(NBER)에서 지난달 한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NBER 연구진은 미 공군사관학교 남녀 생도들의 수학·과학 성적을 조사해봤다. 그 결과 여교수로부터 수학을 배우는 여생도가 수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여교사·여교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례로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의 수학 교수 18명 가운데 여성은 2명뿐이다. 버지니아 대학의 경우 수학 교수 28명 가운데 여교수는 겨우 4명이다. 시카고 대학에는 수학 교수가 32명이나 있지만 여교수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처럼 여성 가운데 수학 전문가가 별로 없어 투자자들로서는 여성 특유의 신중함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적다. 여성 자신들은 권력의 근간인 돈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적은 셈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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