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설명서 변경 왜 잦을까

운용인력 교체·내역 누락 등 다양..한달새 1008곳

펀드 투자의 기초가 되는 투자설명서와 정관(신탁약관)의 잦은 변경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투자설명서는 운용 방법은 물론, 투자위험, 운용전문인력, 운용실적 등에 관한 사항을 담은 것으로 펀드 투자를 시작하기에 앞서 나침반 역할을 해준다. 그럼에도 자산운용사들이 빈번히 투자설명서 내용을 변경해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투자설명서 변경과 정관 변경으로 공시를 낸 곳은 1008곳에 이른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펀드 재등록이 이뤄진 지난 5월4일 이후로도 변경 공시가 3286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008년 5월 4일~6월 16일)의 2291건보다도 1000건 이상 증가한 수치다.
　
투자설명서를 변경하는 이유로는 판매사 추가, 투자사 결산에 따른 갱신 등 투자에 영향을 주지 않은 요소들도 있지만 운용역의 운용펀드 개수 및 운용펀드 자산총액 변경, 투자신탁의 전환 횟수 제한 폐지 등 주요한 내용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투자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운용전문인력 변경으로 인한 설명서 변경은129건에 달했다. 운용사 내 조직개편으로 인한 단순 명칭 변경도 있지만 운용인력의 이동으로 전체 운용인력수가 줄거나 바뀌는 사례도 다반사였다.
　
다른 사유에 비해 숫자가 적지만 기준가격의 오류수정으로 인한 투자설명서 변경도 37건으로 집계됐다. 기준가 오류의 경우 투자자의 피해가 불가피해 투자자의 불안감을 가장 증폭시키는 요소로 꼽힌다. 기준가는 펀드 총자산을 계좌수로 나눈 값으로 기준가 산정시 오류가 발생하는 이유는 운용사의 운용내역이 누락되거나 채권 가격이 잘못 매겨지는 경우, 배당이나 이자 합산 오류 등이 그 원인이다.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설명서 및 정관 변경 공시가 빈번한 이유로 까다로운 규정을 꼽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설명서가 투자의 잣대가 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절감하지만 공시기준이 지나치에 엄격해 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신고된 펀드수가 워낙 많은데다 투자설명서에 많은 내용이 포함돼 있어 아무래도 변경공시도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