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이다.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고 가고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당장 북핵 문제가 한반도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이후의 후폭풍에 신경이 곤두세워져있다. 사회적 갈등이 빚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6월 국회 개원을 앞두고 벌써부터 여야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미디어법 개정 문제를 둘러싼 충돌도 불 보듯 뻔하다.

 

노동계의 하투(夏鬪)도 만만치 않다. 총파업을 외치고 있는 민노총의 움직임에 기업들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미국 GM의 몰락이 남의 일같이 않는데 우리 노조의 생각은 다른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눈을 가계로 돌려보자. 가장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갚을 길이 막막한 가계도 적지 않다. 청년실업은 우리 사회를 대단히 불행하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불황속의 불안이다.

 

가장 큰 불안은 역시 경제다. 먹고 사는 문제에 걱정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말한다. 올 3분기 쯤이면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 경제팀도 여기에 어느 정도 동조를 하고 있는 눈치다.

 

하지만 피부에 와닿는 경기는 여전히 냉(冷) 그 자체다. 업종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 2분기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환율 덕으로 수출기업의 이익 좋아서 그렇게 됐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경기를 쉽게 낙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이유는 선순환 구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선순환 구조의 첫 출발점인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투자가 있어야 고용이 창출되고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소비가 늘어난다. 소비가 증가하면 기업들이 돈을 벌게 돼 다시 투자로 옮겨간다.

 

최근 정부를 비롯해 이곳저곳에서 기업들이 투자를 안 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그런 소리를 낼만하다. 대기업들의 사내에 쌓아놓은 자금이 넘쳐나고 있다고 한다. 국내 10대그룹의 현금성 자산이 78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대기업들이 불황에 일부 책임있다는 일견 맞는 소리다.

 

보이는 것만 진리가 아니다. 기업은 그 속성상 돈이 된다면 투자하지 말라고 해도 투자한다. 기업들은 지금이 투자의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길이 안보이니까 투자를 안 한다는 얘기다. 현재 상황으론 기업들에게 투자하라고 등을 떠밀어도 안할 것 같다.

 

윤증현 경제팀 출범이후 경제정책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었다. 그 이전 강만수 경제팀이 있을 때는 하루가 멀다고 언론에 강한 비판을 받았다.

 

그럼 과연 현 경제팀 등장이후 경제가 나아진 것일까. 경제가 안정됐을까. 경제정책이 바뀐 게 있을까. 답하기 쉽지 않다.

 

다만 과연 현 경제팀이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 분위기, 정책 등을 제대로 조성하고 추진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

 

노동 시장 유연성, 정규직 비정규직 문제 등은 여전히 투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도 말해서 입이 아플 정도인 규제완화 등도 아직도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좀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마자 투기 억제책을 말하고 있다. 느닷없이 시중 유동성 800조원을 언급하더니 회수하느냐 마느냐 갖고 논란이 벌어졌다. 물론 정부쪽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 시장은 이미 냉랭해졌다.



'언발에 오줌누기식' 소비촉진책을 내놓고 또다시 이것저것 챙기겠다고 하니 좀 답답하기만 하다. 노후차량 교체 시 세제 지원도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 없으면 중단한다고 한다. 몇 개월 했다고 조건을 붙여 안하겠다고 하니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당혹스럽다.

 

총체적 불황의 시대에 기업들에게 투자를 늘리게 하는 일이 정부의 몫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았으면 한다.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말고 밀어붙이기 식 투자환경 조성을 해줬으면 한다.

 

환경보호만 할 수 있다면 그린벨트도 좀 풀어서 공장을 짓게 하는 파격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의 하나인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도 정부가 좀 더 과감했으면 한다.

 

불황속의 불안 시대에 해법은 단 하나다. 기업의 기(氣)를 살려 그들을 투자의 바다로 끌어내는 것이다. 정부의 몫이 여기에 있다. 현 경제팀에게 정말로 부탁하고 싶다. 우린 그런 정부를 믿고 세금을 내고 있다.



아시아경제신문 편집인 겸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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