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좋고 지표가 좋다고 웃을 일 아니다. 초과수익 창출기회 줄어들수도

바야흐로 자본시장에 호재가 난무한 듯 보인다.

중국 영국 미국을 막론하고 제조업 지수가 상승세를 타고, 영국 집값도 20개월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급기야 미국 개인 수입 및 소비까지 진전을 보인 것이 확인됐으니 그야말로 지금 시장은 'from fear to feast', 축제의 향연을 목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미국금융기관들이 Libor 혹은 Libor에 할인해서 채권을 찍고, 정크본드는 없어서 못사는 형국"이라며 DCM(debt capital market) 관계자들은 입이 벌어졌다.

이에 GM파산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앓던 이 빠진듯 시원하다'는 반응이 먼저고, 상품가격 이상급등에도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탔기 때문이다'며 마치 상품가격 상승률이 자신의 투자수익률이라도 되는 듯 싱글벙글이다.

2007년 2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가 제기될 당시만 해도 콧방귀조차 끼지 않고 밀어올리던 그 분위기 그대로, 혹은 그 이상이다.
2008년 9월 리만브라더스 파산이란 초강타를 맞고 패닉상태에 빠져 이성을 상실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축제는 즐기되 그 다음을 준비해야
어제 뉴욕장 VIX 상승에서 엿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방향이 확실해 보이는 시장에서 시장은 오히려 불안해진다.
내가 가장 큰고기가 아닌 한 제로섬(zero-sum)게임이라는 투자의 논리에 언제 목을 베일지 모르는 현실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구멍난 바닥이 메워진 단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작년 10~12월 바닥에서야 글로벌 저금리기조 확산 및 막대한 자금수혈에 희망을 건 투자자들이 바닥을 메우는 댓가로 시장 비효율성이 주는 달콤쌉싸름한 초과수익을 올리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합칠 것도 없는 시장이다 보니 무조건 쏟아부으면 돈이 되는 형국이었단 말이다.

하지만 현재는 다르다.
꿈같은 5월을 보내고 6월을 맞은 현재는 불확실성이 시장 및 지표를 통해 확인 및 해소되는 국면이다. '나아질 것이다'는 기대를 넘어 '나아졌다'는 현실을 맞이했으니 이제 문제는 '지속성'에 달렸고 '속도'에 달렸다.

그런데 시장에는 지속성을 파괴하고 속도를 늦출만한 요인들이 여전히 산재해 있다.

◆상품가격 상승 웃을 일만은 아니다
상품가격 상승을 반겨야 하는 시절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제프리 CRB지수가 5월 34년내 최대 월간상승을 기록하며 경기가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신호탄은 확실히 쏘아올렸지만, 이는 수요부활로 인한 가격 상승에 기인된 것이 아님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한다.

상품가격 턴어라운드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자본시장내 투심을 지지하면서 글로벌 경기 바닥권 탈출을 견인한 바 있지만, 현재와 같은 투기세력 집중 및 사재기에 따른 상품가격 이상급등은 글로벌경제를 조기회복이 아닌 더블딥(W)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제는 V가 아닌 W자 회복을 거칠 것이며, 현재는 그 첫번째 V에 있는 상태"라며, "첫번째 V자 회복의 속도가 빨랐던 만큼 다음 V를 그릴 여력은 감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글로벌 CPI가 위험수준은 아니지만, 어제 美PCE 가격지수가 시장예상을 상회한 0.3%상승을 기록한 것처럼 향후 원자재 가격 상승이 PPI를 거쳐 CPI로 전이되는 속도가 고용시장 및 소매판매 시장 복원 속도를 능가할 경우 실물경제는 또 다시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이 경우 글로벌 저금리 기조마저 유지하기가 어려워져 부담은 가중된다.

증시도 마찬가지다. 원유 및 상품가격 상승 초기에는 에너지 및 광산주를 시작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지만 이상급등은 오히려 기업 생산성 및 수익성 악화를 초래해 악재로 작용한다. 이는 이미 2008년 학습한바 있다.

◆GM파산 후폭풍도 염두에 둬야
시장은 GM이 파산했다는 자체보다도 GM 파산으로 인해 美실업률 상승 및 美정부재정에 얼마나 부담을 줄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美실업률 10% 돌파가 예견된 상황이고, 美정부가 GM지분을 60%이상 보유, 향후 가치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美실업률 상승이 시장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하청업체 도산 방지를 위한 막대한 공력 소모가 예상돼 시장이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0.4673까지 하락했던 TED스프레드가 어제는 0.5486까지 상승했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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