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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마구잡이식 대출, 성장 위협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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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압력에 따른 은행권의 마구잡이식 대출이 부실대출을 늘려 향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세계적 경기 침체 가운데서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중국 은행들의 대출은 중국을 세계 3위 경제국으로 끌어올리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의 강압에 의한 기형적인 대출 급증이 그 동안 중국 은행들이 일궈온 금융개혁의 후퇴를 부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중국의 국영은행들은 지난 수년 동안 상업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외 투자자들과 국제전문가들을 동원하며 경영전략까지 뜯어고치는 등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금융 위기 가운데서도 지난 1~4월 동안 중국 은행들의 신규 대출은 5조1700억 위안(약 7571억5000만달러)으로 2008년도 한해 동안 기록한 대출실적을 훌쩍 넘어섰다.

이에 대해 WSJ은 중국 정부가 은행들에 대출을 마구잡이로 늘리도록 압력을 넣었기 때문에 은행들이 울며겨자먹기로 대출을 해줄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최대 은행인 중국공상은행 대변인 왕 쩌닝은 "우리는 정부의 사업을 위해 대출기준을 완화한 적이 없다"며 발뺌하지만 이들 은행의 실적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정부의 대출 확대 압력에 의해 은행들은 30% 이상의 대출금리를 챙기고 있음에도 대부분 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실적이 급격히 침체되면서 신규 대출은 이미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정보제공업체인 로디엄그룹의 파트너이자 피터슨 연구소의 객원 국제경제전문가인 대니얼 로즌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향후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해칠 것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동의하는 바"라며 "현재 경제 성장을 위한 압력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약탈당하는 은행들의 재무상태를 위해선 바람직한 전략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WSJ은 과연 대출확대가 중국의 경제에 기여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만일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거둔다면 세수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고, 정부는 은행 손실을 메워주기 위해 금융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성장이 정체된다면 은행권의 부실대출은 향후 정부 재정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입장은 다르다. 대출 붐에 따른 리스크는 인정하지만 대출이 경기를 끌어올릴만한 값어치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총재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대출 신장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을 것"이라며 "대출 증가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 금융권에서의 부실대출 비율은 2% 가량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은행들의 부실대출은 발표된 것 이상으로 불어나고 있다며 지금 이 수치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또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기업들의 잠재 부실대출이다. 이른바 요주의(關注, Special Mention Loans)라 불리는 잠재 부실대출은 현재 상황에선 차입자에게 원리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지만 상환에 불리한 요인들도 함께 존재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최근 이것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4대 국유화 은행들은 2008년 회계연도 결산에서 부실대출이 76억9000만 위안 규모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그것은 2008년 전체 수준에 비하면 큰 것이 아니지만 은행들이 요주의를 2027억4000만 위안까지 줄이면서 2007년에 비해선 다소 반전된 것이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정부가 부실대출이 우려됨에도 은행에 대출을 강요하는 데 대해 강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베이징의 샤렌느 추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대출이 경제 성장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의 상황과는 관계없이 대출 압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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