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던 재계 총수들이 최근 들어 대외활동을 부쩍 늘리고 있다.최악의 경제위기로 재계 판도가 흔들리는 상황에 마주치자, 임직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직접 현장을 챙기는 등 외부 활동을 넓혀 나가고 있다.

한편에선 최악의 경제위기속에서도 눈에 띄는 실적을 거둔 몇몇 기업 총수들은 높아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도 감지된다.

지난 2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으로 선임되며 전경련 회장단 일원으로 포함됐던 강덕수 STX 회장은 이번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강 회장은 26일 열린 경총 총회에서 정준양 포스코 회장, 윤여철 현대기아차 부회장, 이석채 KT 사장 등과 함께 비상임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샐러리맨 출신으로 STX를 재계 서열 12위(공기업 제외)에 올려놓은 강 회장이 높아진 회사 위상만큼 재계 오너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6일 재계 총수 중 가장 먼저 서울역사박물관에 마련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았다.

그 동안 외부활동을 극도로 자제했던 구 회장이기에 그가 재계 총수 중 처음으로 조문에 의아해 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구 회장의 최근 넓어진 대외활동 보폭을 보면 크게 무리도 아니다.

구 회장은 최근 현장을 챙기는 모습이 부쩍 늘었다. 지난 21일에는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을 참석하고, 앞서 19일에는 서초동 R&D센터에서 열린 '디자인경영 간담회'에 참석해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3월에는 임원세미나와 '전무'승진자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마련하는 등 올들어 언론에 노출된 외부행사만 10여회에 달한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외부 노출도 최근 부쩍 늘었다. 지난 11일 러시아를 방문했던 이 전무는 16일까지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3개국과 루마니아 주요 거래처, 현지 생산공장 등을 방문했다. 이 전무는 이곳에서 현지 경영진들과 미팅을 갖고, 러시아와 CIS 지역에서 시장 확대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미국 대표적 IT업체인 애플과 통신업체인 AT&T의 최고경영층 면담(2월), 대만 현지법인 방문(3월) 일본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 이와타 사토시 닌텐도 사장 면담(4월) 등 주로 해외에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올해 2월 포스코 회장에 취임한 정준양 회장의 활발한 대외활동 또한 눈길을 끈다. 전경련 회장단 모임 등 재계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으며 각종 강연에도 자주 얼굴을 비춰 순발력과 재치, 유머로 좌중을 매료시키는 명강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또 안으로는 취임 직후부터 최대고객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을 직접 방문하는가 하면 각 사업장을 돌아보며 직접 현장 상황을 챙기는 등 안팎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인수 포기선언 이후 오랜 칩거에 들어갔던 허창수 GS회장은 근래들어 자주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올들어 전경련 회장단에서 부회장 자리를 맡는가 하면 서울 문정동 GS 스퀘어 송파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그룹 계열사 사장단 등과 분기모임을 갖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라'고 CEO들을 독려했다. 대우조선 인수포기 선언이후 외부의 질타에 마음 고생이 심했던 허회장이 주변 상황이 변화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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